롯데케미칼, 베인캐피탈 등 숏리스트 통지매각가 3조원 안팍으로 추산되지만 이견 커주가 하락 및 중간지주 'IMG테크'등 변수 산재
  • ▲ 일진머티리얼즈 동박 ⓒ일진머티리얼즈
    ▲ 일진머티리얼즈 동박 ⓒ일진머티리얼즈
    올해 인수합병 대어로 꼽혔던 2차 전지용 동박 제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가 인수가액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네 곳의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를 선정했다. 

    국내 대기업 중에는 롯데가 롯데케미칼을 통해 유일하게 숏리스트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글로벌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 등이 포함됐다.

    8월 말까지 본계약(SPA)를 체결하는 게 목표지만 원매자와 매각자간의 의견이 빠른 시일 내에 조율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일진그룹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대표가 보유한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에 대해 업계가 추정한 매각가는 3조원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과 더불어 고금리, 원자재 상승 등으로 인해 상황이 복잡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주가 하락 국면에 따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인수 검토 초기 단계부터 주가가 하락하면서 가치 산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주가는 처음 매물로 나왔던 5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8만~9만원 사이를 오갔지만 하락을 거듭하면서 6만원대까지 떨어다가 최근 소폭 반등해 7만원대로 올랐다. 

    문제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산정 뿐 만이 아니다. 향후 공장 증설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점도 문제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 해외공장 기준 생산라인을 확충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1만톤당 약 1000억원에서 1500억원 정도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공장 증설에 투입되는 비용이 커졌으나,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조짐에 불확실성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공장 증설 문제로 지난해 해외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중간지주사 IMG테크놀로지를 신설해 투자 유치에 적합한 지배구조를 마련했지만 이 역시도 변수로 떠올랐다.

    재무적 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 과정에서 중간지주 IMG테크놀로지와 IME테크놀로지(유럽 법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4000억원과 600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에 IMM테크놀로지(말레이시아 법인)가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CB) 2500억원과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500억원을 포함하면 스틱의 총 투자금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일진머티리얼즈의 새 주인이 스틱과 투자 회수 방안을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진머티리얼즈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은 맞지만 최근 금리 상승 기조로 인한 주식 하락 및 향후 공장 증설 문제 등이 겹치며 매각가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8월 말까지 실사가 완료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