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인기-인구 고령화로 수요↑'하이오티'-'래미안 A.IoT 플랫폼' 등 주목
  •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아파트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둔 ‘스마트홈’이 대세가 되면서 건설사들의 기술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에 설치되는 첨단 스마트홈 기술이 건설사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홈은 집안에 있는 TV·에어컨·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수도·전기·냉난방 등 에너지 소비장치, 도어록·감시카메라 등 보안기기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이나 AI 스피커가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기기를 제어한다. 최근엔 기기를 원격으로 조작하는 단계를 넘어 AI가 사용자의 취향과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학습해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주거공간에서의 편의성을 좇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AI·5G통신·VR·AR 등 기술의 발달이 맞물리면서 스마트홈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08억달러(74조787억원)였던 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5년 1785억달러(217조484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사업 부문에서도 스마트홈 기술은 건설사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IT업계와 손잡고 특색 있는 스마트홈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규제에 따른 '똘똘한 한 채'의 인기와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의 증가 등으로 향후 스마트홈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다양한 업체의 플랫폼과 연동되고 추가 서비스를 손쉽게 추가 및 변경할 수 있는 확장성이 스마트홈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2016년 2월 건설업계 최초로 스마트홈 플랫폼인 '하이오티(Hi-oT)'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이오티는 현대(Hyundai), 힐스테이트(Hillstate), 하이엔드(High-End) 등을 의미하는 H와 사물인터넷인 IoT의 합성어다.

    2018년에는 업계 최초로 빌트인(Built-in) 음성인식시스템인 '보이스홈(Voice-Home)'을 개발했다. 보이스홈은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음성인식 스피커를 반영해 입주자가 별도의 스피커 구매 없이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룹사와의 협력을 통한 확장성도 하이오티의 특징 중 하나다.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지난해 선보인 홈투카(Home to Car), 카투홈(Car to Home) 서비스는 빌트인 음성인식기기를 이용해 집과 자동차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삼성SDS와 함께 '래미안 A.IoT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AI가 입주민의 생활패턴 등을 자동으로 분석 및 학습해 맞춤 환경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개방형 플랫폼으로서 삼성전자는 물론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카카오, 네이버 등 다양한 기업에서 제공하는 첨단 스마트홈 기술과 연동 가능한 부분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스마트홈 플랫폼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삼성전자·LG전자 등 양대 가전사와 이동통신 3사와 연계돼 주거 편의성을 높인 '푸르지오 스마트홈'을 개발했다. 

    지난해 2월에는 플랫폼 프로그램개발 기업인 '아이티로'의 지분 30%를 매입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홈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는 스마트홈의 어두운 면으로 지적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집이 첨단화·자동화될수록 해킹을 통한 사생활 영상 유출 등 보안문제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보안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