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나토 회원국과 첫 무기수출 계약K2전차, K9자주포, FA-50 경공격기 포함이르면 2022년부터 인도 예정… 우크라 지원 공백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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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 국방부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산 무기 수출이 성사됐다. 

    폴란드 정부는 27일(현지시간) K2 전차 1000대를 비롯해 K9 자주포 648대, FA-50 개량형 48대에 대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된 '기본계약'은 본계약 전 단계로 사실상 수주 계약으로 볼 수 있다.

    업계는 폴란드 정부가 밝힌 도입 계약 규모는 총 148억달러(한화 약 1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금까지 한국산 무기 수출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Ⅱ 수출계약 35억 달러(한화 약 4조2000억원) 규모가 역대 최대였다. 이번 폴란드 수출은 UAE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최소 10조원에 이르러 반년 만에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폴란드 정부의 공식 홈페이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폴란드는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를 올해부터 공급받는다.

    현대로템은 우선 1차적으로 국내 생산 K2 전차 긴급소요분 약 180대를 폴란드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과 국내 생산 물량이 최종 인도될 계획이다. 2026년 이후에는 K2 전차의 폴란드형인 K2PL 전차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 기업으로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K2 전차를 안정적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며 "현대전에서 첨단 기술이 들어간 전차가 점점 주목받는 만큼 이번 계약을 통해 국산 K2 전차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는 1단계 48대 중 일부가 연말까지 폴란드에 수출된다. 2024년 이후 폴란드의 K9 도입물량은 672대가 넘을 전망이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연내 폴란드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초래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올해 수입하는 K9 자주포를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는 "한화디펜스는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으로서 'K-방산'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한편, 글로벌 톱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해외수출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FA-50 경공격기는 2023년 상반기 12대를 포함해 총 48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약 30억달러 규모의 기본계약으로 알려졌다.

    KAI는 현지에 항공정비(MRO)센터와 폴란드 공군의 FA-50을 활용한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 및 운영 계획도 세웠다. 

    FA-50의 유럽 수출이 추진되는 것은 처음이다. KAI 안현호 사장은 이번 수출에 대해 "단순 판매가 아닌 공동 협력의 시작"이라며 "폴란드는 FA-50 1000대 수출의 시작으로 FA-50 고객은 미래 KF-21의 잠재고객"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빠르면 2022년 부터 최신 무기로 30만 폴란드군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군사력 강화를, 업계는 새로운 발전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산업계는 이번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시장 본격 공략에 나서면서 미국 시장 진출도 도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는 이미 NATO 회원국 4개국(튀르키예,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아울러 NATO 동맹의 핵심인 영국과 미국의 자주포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KAI는 기존 수출국 항공기의 안정적 운영지원과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미국, 남미, 호주 등 전 세계 권역별 중점국가를 설정하고 집중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500대 규모로 예상되는 미 해군·공군 전술훈련기사업 수주를 위해 최근 LM과 협력합의서(TA, Teaming Agreement)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정부와 별도 이행계약을 맺고서 추가 협의를 거쳐야 최종 수출 규모와 가격, 인도 시기, 기술 이전 조건 등이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