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영업익 1000억원에 ‘성큼’ 고환율 수혜·감열지 수출 증가가 실적 견인펄프가격 고공행진…하반기 실적은 불투명
  • ▲ 기본원지 생산 모습. ⓒ한솔제지
    ▲ 기본원지 생산 모습. ⓒ한솔제지
    한솔제지가 2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에 가까워졌다. 

    29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387억원, 영업이익 569억원, 당기순이익 3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1%, 144.6%, 266.8% 늘어난 수치다.

    한솔제지는 올해 상반기에만 81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607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연간 영업이익 1113억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다 4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 1000억원대에 근접한 것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솔제지의 2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2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원자재인 펄프 가격 상승과 높은 해운운임 등 외부 요인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한솔제지 측은 상반기 동안 이어진 고환율 기조와 특수지 판매량 증가를 2분기 호실적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제지업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한솔제지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제지업계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25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분기 특수지의 한 종류인 감열지의 미국 수출이 확대된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코로나19 완화로 미국에서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늘어나자, 한솔제지의 2분기 특수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감열지는 영수증 용지와 라벨용지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실적의 불안 요인인 펄프 가격 인상과 해운운임 등은 원가부담 증가분을 판가에 반영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톤당 1010달러로, 올해 1월 67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49.6%나 급등했다. 펄프는 생산원가의 25% 이상 차지한다. 

    한솔제지는 올해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산업용지 판매가격을 전년보다 약 13%, 인쇄용지와 특수지는 약 21%씩 인상한 바 있다. 

    펄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하반기 전망은 다소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동안 뛴 원자재 상승분이 하반기부터 반영되면서 실적 둔화의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2분기는 우호적인 환율과 글로벌 시장에서 감열지 등의 가격 호조로 전체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3분기부터는 펄프값 상승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부담이 있어 현재로써는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