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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빠진 GTX, 아파트값 '뚝뚝'…멀고 비싸고 콩깎지 벗겨지나

경기 안양·의왕 아파트값 급락…‘영끌’ 1주택자 난감역 간격 7.2㎞. 왕복 8000원…편의성 낮다는 지적도

입력 2022-08-10 11:10 | 수정 2022-08-10 11:24

▲ 경기 수원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위상이 부동산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GTX 개발호재로 뜨거웠던 서울 외곽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집값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먼 이용거리와 비싼요금 등으로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GTX노선을 따라 들어선 아파트단지들도 가격이 급격하게 빠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역 일대다. 이 지역은 GTX-C 정차 결정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등 수혜를 입었고 그 영향으로 역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단지도 단지명에 ‘인덕원’을 포함시키는 등 시장이 과열됐다.

하지만 최근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다른 지역보다 하향세가 뚜렷해 지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지난해 8월 9억5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2억원 이상 하락한 7억45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동안구의 평균 아파트가격은 올 상반기 평균 2.27%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의왕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신규택지 10곳에 14만가구 공급계획을 밝히면서 GTX-C노선의 의왕역 정차를 공표했다. 이럴 경우 의왕에서 강남권까지 20분내 도착이 가능해진다. 

정부 발표이후 의왕시 인근 아파트값은 하루만에 2억원이 뛰는 등 주변 부동산시장이 들썩였다. 하지만 인덕원역 일대와 마찬가지로 집값 거품이 빠지면서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1.28% 하락했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동아에코빌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8월 9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었지만 지난달 7억3000만원에 팔렸다. 1년만에 1억7000만원이 떨어진 셈이다.

일부 GTX 호재 단지에서는 청약 포기가 속출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4일 파주운정3 A23블록(공공분양·1012가구) 사전청약 당첨자 대상 본청약 결과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 835명 중 50명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이 단지는 GTX-A 노선인 운정역(예정)이 가깝고 인근 시세보다 3억원이상 저렴하게 나온 대단지라 높은 인기가 예상됐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전청약 당첨자가 본청약을 포기하면 청약자 본인은 물론 같은 세대 가구원도 1년간 다른 단지의 사전청약 당첨이 불가능하다”며 “이런 불이익을 감수할 만큼 금리인상의 여파가 컸고 한편으로는 GTX 호재의 메리트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GTX 호재를 기대하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매수한 집주인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집을 팔 경우 거주할 집을 새로 구해야 하는 1주택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용 편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GTX는 고속열차인 만큼 역과 역 사이 간격이 길다. 역 사이의 평균 간격이 7.2㎞로 서울도시철도 평균 역간간격(1.1㎞)보다 6배이상 길다. 근접 역세권이 아니라면 역까지 이동시간이 더 소요된다. 게다가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 깊이 운행하는 만큼 열차 이용과 환승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비싼 요금도 이용 편의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노선마다 다르지만 GTX 이용시 하루 평균 왕복 7000~8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민간투자사업심의를 통과한 GTX-A는 사업자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파주~삼성구간 43.6㎞ 기준 3900원을 요금으로 제시했다. 이 요금은 광역철도나 버스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이미 GTX 호재는 가격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이자부담과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 탓에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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