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30% 저렴하지만… '선택약정-지원금-멤버십-결합할인' 제외정치권 요금 인하 압박 탄생 '기형아'… 가입자 0.11% 수준 요지부동'통신비 절감-선택권 보장' 취지 좋지만… 유인책 없어 고객 선택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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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가 내놓은 온라인요금제가 평균 요금을 낮추는 ‘착시효과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온라인요금제 가입자는 2021년 8월 말 기준 5만 4474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 대비 0.1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가입자 수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온라인요금제는 가입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유통망을 거치지 않아 기존 요금제에서 30%가량 저렴한 대신 선택약정과 공시지원금은 물론, 멤버십과 결합할인 등 혜택에서 제외한다. 온라인요금제를 판매해도 통신사는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나온다.

    정치권의 통신 요금 인하 압박 속에 탄생한 온라인요금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에도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가입 경로가 한정됐다. 각 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이나 일부 유통채널에서 단말기와 유심을 별도로 구매한 가입자만 온라인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2030세대를 제외하고는 유통점에서 단말과 요금제를 선택해 가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어필하기 어렵다.

    통신사에서는 언택트요금제에 대한 니즈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약정이나 결합에 묶이는 것을 원치않는 1인 가구와, 자급제 단말기를 구입해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려는 고객에게 좋은 선택지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온라인요금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결합할인이나 멤버십에 대한 니즈가 없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타사에서 번호이동을 통해 ▲자급제 단말을 ▲통신사 온라인샵에서 개통한 경우만 의미가 있다.

    이런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면 굳이 언택트요금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으로 기기와 요금 할인을 받고, 가족결합할인과 멤버십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이다. 자급제를 선택할 경우에는 통신사와 같은 품질로 더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는 알뜰폰이라는 선택지가 있다.

    온라인요금제에도 고가 요금제는 일부 멤버십 혜택을 부여하고, OTT나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패키지 형태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모션 시기만 반짝 가입자 수가 증가할 뿐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가계통신비 절감과 선택권 보장이라는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고객들의 선택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출시한 5G 중간요금제에도 온라인요금제가 각사별로 적용됐다. 중간요금제보다 1만 7000원 저렴한 요금에 같은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는 형태로 4만원대에 형성됐다. 하지만 알뜰폰 5G 요금제는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용량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 내놓은 통신비 경감 대책에도 온라인요금제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중간요금제를 넘어선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을 촉구했다. 안 위원의 제안에는 선택약정과 결합할인 등 적용이 가능한 온라인요금제 확대 내용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요금제는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요금제로 가입 유인이 없다”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요금제를 가계 통신비 절감과 선택권 보장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내놓는 통신사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