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2만8천원... 대규모 물량 출회 가능성 ‘변수’
  •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쏘카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쏘카
    기업공개(IPO)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한 쏘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1조원대 몸값을 포기하며 상장을 강행했지만, 상장 후 주가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쏘카 공모가는 2만8천원이다.

    앞서 쏘카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6.07대 1에 그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3만4천∼4만5천원) 하단 미만인 2만8천원에서 결정했고, 공모 물량도 기존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20% 줄였다.

    이로써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천666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게 됐다.

    그러나 낮춘 가격에도 불구하고 쏘카의 주가 전망은 안갯속이다. 

    우선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거의 없다시피 해 상장 후 대규모 물량 출회가 있을 수 있다.

    기관 투자자는 364만주 중 244만3천700주(67.1%)를 배정받았는데, 이중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이 225만6천700주로 92.35%에 달했다.

    나머지 의무보유를 확약한 18만7천주(7.65%)도 확약 기간이 15일에 지나지 않는다. 1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은 아예 없었다.

    종합해 보면 신규 공모물량 중 우리사주(28만6천300주·7.9%)를 제외한 기관 투자자·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 300만주 이상이 상장 직후 모두 풀리는 셈이다.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고, 일반청약 경쟁률도 14.4대 1에 불과했다.

    게다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에 따라 적자 지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분위기라는 점도 쏘카로서는 악재다. 
     
    쏘카는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14억원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났으나, 작년 연간으로는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 1위 카셰어링 플랫폼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이 79.6%에 달하는 과점기업"이라면서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할 경우 시장 점유율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평모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교기업 그룹의 주가가 부진하고 해외여행 재개에 따라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 로보택시 도입 시 라이드 헤일링 및 자율주행 기업들과 경쟁에 직면한다는 점 등을 단기 및 중장기 리스크로 꼽았다. 라이드 헤일링은 카셰어링처럼 앱을 통해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카카오택시처럼 운전자가 포함된 차량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쏘카의 주가 상승 여력에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중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라며 "하반기 카셰어링 부문 매출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개선이 확인되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는 이달 초 IPO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하며, 앞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