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고위험 확진자 최대 2만명 발생 예측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발열환자, 확진자 대응체계 개선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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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코로나19 유행파가 정점을 지나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응급의료현장은 아수라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위험군 발생 2만명이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 발생은 정점 구간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의료체계도 충분하며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1140으로 전날(11만3371명) 대비 1만2231명 감소했다. 1주 전인 지난 19일(13만8812명)보다는 3만7672명 줄었다.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45.3%로 전날(45.8%)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도권 가동률은 44.2%, 비수도권은 47.7%다. 준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은 57.3%, 중등증 병상 병상 가동률은 43%다.

    이러한 표면적 수치는 긍정적 지표로 해석되지만, 의료현장은 한계점에 봉착했다. 게다가 추후 고위험군 발생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진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어 고위험군이 하루 최대 2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속한 진단·치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위원장은 “고위험군 2만명을 보려면 기본적으로 500개 또는 그 이상의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며 “보건소 250개소, 동네 병의원의 원스톱 진료기관 300여 개소가 전국적으로 골고루 분포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위험군 대응을 견고하게 하기에 앞서 응급의료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전제 조건이다. 코로나 외 응급환자에 대한 조치가 막히는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맥락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실질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119는 발열환자를 싣고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 헤매며 응급실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밤새 울리는 전화로 확진자인데 갈 곳이 없다는 연락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아나 산모는 받아주는 병원만 있다면 거리와 무관하게 장거리 이송이라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중증환자가 발열이나 확진이라면 이송은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응급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방역당국은 대응여력이 충분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응급의료 시설, 인력, 장비, 시스템 등 우리의 응급의료 인프라가 감염병을 대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 실질적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사회는 “지난 3년간 현장에서 느끼기에 효과적이었던 응급의료정책은 한 번도 없었고, 발열환자, 확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응급의료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적극적 변화와 대책이 없다면 다음 유행이 와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