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진 소비자들, 구매 보다 대여 선호“초기 비용 저렴하고 추가비용 부담도 낮아” 렌탈업계, 제품군 확대로 ‘차별화’… 마케팅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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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와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에 따라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렌탈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전을 구매하는 것보다 빌려 쓰는 렌탈에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렌탈 시장(상위기준)은 약 1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4%에 달한다.특히 코로나19로 렌탈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로 구매보다 대여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었고,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환경가전 수요가 늘었다.통상 렌탈제품은 경기불황일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라 구매보다 렌탈이 합리적인 소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고가 제품의 경우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담 없는 초기 구입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 기간 동안 제품 관리부터 기간 내 발생되는 애프터서비스(AS)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어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도 낮다.실제 생활가전 렌탈업계는 코로나19로 국내 경제 불황의 골이 깊어진 2∼3년 전부터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업계 1위 코웨이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매출과 계정수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9년 3조189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3조2374억원, 지난해 3조6643억원으로 늘었다. 해당 기간 국내매출도 2조1112억원에서 2조1273억원, 2조2453억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2019년 779만이던 국내 계정수는 2020년 827만, 지난해 908만, 올해 상반기 944만으로 21.2% 늘었다.SK매직이나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교원 웰스 등 다른 렌탈업체의 상황도 비슷하다.2019년 8746억원이었던 SK매직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0년 1조246억원, 지난해 1조760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국내 계정수도 180만개에서 2020년 203만개, 지난해 222만개 순으로 꾸준히 증가했다.쿠쿠홈시스 또한 연 매출액이 2019년 6637억원에서 2020년 7866억원, 지난해 8932억원으로 매해 상승했다. 2019년 처음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선 청호나이스는 그해 4007억원, 2020년 4187억원, 지난해 4210억원을, 교원 웰스 또한 2019년 2145억원, 2020년 2150억원을 달성한데이어 지난해에도 소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한국은행 또한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악화되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이에 따라 렌탈업계는 구매가 쉽지 않은 고가가전은 물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들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렌탈은 그간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등 일부 고가가전에만 적용해온 판매방식이었지만 최근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일례로 SK매직은 최근 음식물처리기, 매트리스 등을 잇달아 렌탈 서비스 품목에 추가했다. 교원 웰스는 집에서 실시간 지도를 받으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실내자전거와 함께 수경재배 방식의 가정용 식물재배기 렌탈제품도 선보였다.업계는 동시에 라이브방송을 늘리는 등 프로모션과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업계 관계자는 “통상 렌탈업은 경기침체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방어산업”이라면서 “렌탈제품이 대다수 생활필수품인 경우가 많아 생활이 팍팍해졌다고 갑자기 사용을 중지하거나 하는 경우는 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제품라인업을 확대하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늘리며 하반기를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