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규제 막혀 지연네이버·카카오 벌써 서비스 출시"뒷북 추진, 경쟁력 떨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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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사들이 앞다퉈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관련 사업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규제 장벽에 막혀 서비스 출시가 늦어진 탓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4일 사용자에게 금융일정과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일정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마이데이터에 연결된 금융기관 정보와 사용자의 거래내역, 서비스 이용내역을 분석해 사용자들에게 다가올 금융일정을 월단위 주기로 제공하며 원하는 경우 예정된 일정에 대한 알림톡도 전송한다.

    지난 13일에는 예·적금 금리 비교서비스도 출시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 안에서 97개 금융사의 600여개 정기예금, 적금 상품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감독원 오픈 API(인터페이스)를 통해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 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빠르면 올해 안에 상품 추천과 중개 기능까지 하게 된다.

    주요 카드사들도 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하는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금융위원회에 예·적금 금리 비교 혁신서비스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신용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자사 상품뿐 아니라 타사 상품을 포함해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이는 향후 마이데이터 앱의 원활한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카드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자사 상품만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가로막혀 있었다. 이로 인해 모든 상품의 추천이 가능한 빅테크와 차별 논란도 있었다.

    결국 카드사의 불만도 상당했다. 카드 상품에 대한 분석역량은 타 업권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데 반해 정작 활용할 길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다만 세부 활용방안 마련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관련해서 상당히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요구한 게 이유다. 단순히 원하는 상품만 추천하는 것이 아닌, 전체 상품을 모두 선보이는 식이다. 자사 플랫폼을 통해 타사 상품을 추천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문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이번 규제 해소를 계기로 빅테크와 '기울어진 운동장'을 점차 해소해나갈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고객 정보와 상품 주도권을 빅테크가 가져가고 있어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