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독점계약…연내 코스트코 등 대형가맹점 사용국내 NFC 도입 위해 수천억 투자분위기 쇄신 새 모멘텀 기대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현대카드가 애플과 국내 '애플페이' 서비스 독점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점유율(MS)을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아직 현대카드 측은 "(애플페이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빠르면 연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전국 모든 편의점·스타벅스·코스트코 등 대형가맹점에서 애플페이로 간편결제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대표이사 사퇴와 실적부진 등 어수선한 분위기의 현대카드로서는 새로운 반전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애플과 1년 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골자로 한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마무리 중이다. 이르면 11월부터 사전예약을 통해 관련 카드 판매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카드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 및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 작업에 착수한 상태지만 현대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업계는 국내 NFC 단말기 보급이 제한적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현대카드가 독점제휴를 맺고 있는 코스트코를 포함한 편의점, 대형마트, 스타벅스 등 대형 가맹점 60여 곳에 애플페이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페이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영국·중국 등 70여 개국에 도입됐지만 국내서는 사용할 수 없다. 2015년부터 애플이 국내 진출을 위해 카드사와 협상을 시도해왔지만 높은 수수료 부담과 NFC 단말기 보급 문제 등에 번번히 가로막혔던 탓이다.

    업계는 현대카드가 이번 독점계약을 통해 아이폰 유저들을 대거 끌어들여 시장점유율을 크게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오프라인 비접촉 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사실상 독점 상태인데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독점으로 제공하면 대항할 만한 경쟁자가 될 수 있어서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NFC 단말기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은 전체 카드 가맹점 300만여 곳 중 약 6만~7만 곳에 불과하다. 업계는 전국적인 결제망 구축엔 약 30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수료 문제도 직면해 있다. 삼성페이는 결제 수수료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반면 애플은 애플페이가 무카드거래(CNP)라는 이유로 카드사들로부터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대카드 입장에선 단말기 교체비용을 비롯해 무카드거래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성장세마저 둔화하는 상황이다. 한때 업계 2위(순이익 기준)까지 치고 올랐던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4.6% 감소한 1556억원으로, 롯데카드에 역전을 허용하며 5위로 떨어졌다.

    여기에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등 중대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돌연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김덕환 대표가 선임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인 지난 9일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를 떠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아이폰 충성고객이 많은 만큼 애플페이가 들어오면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며 "수천억원을 투자해 회사의 명운을 건 승부수를 띄운 만큼 하루라도 빨리 새 대표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