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370가구 등 782가구 조성…2026년 입주예정월세 부담 주거공간 확대 기대…주민갈등 등 불안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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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한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로 여러개 나눠 놓은 것을 쪽방이라고 한다. 이런 쪽방이 여러개 몰려 있는 곳이 쪽방촌이다.서울에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중구 남대문5가 쪽방촌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 등 5곳이 있다. 덥고 비좁고 허름하지만 사회에서 소외받은 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작은희망의 꿈을 품어나가고 있다.이런 쪽방촌에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등포 쪽방촌은 LH 주도 아래 임대주택과 민간분양주택 등 782가구가 어우러진 주거단지로 거듭나게 된다.세부적으로는 쪽방 거주자를 위한 임대주택 370가구, 청년 및 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 91가구, 공공분양주택 182가구, 민간분양주택이 139가구다. 입주예정 시기는 2026년말이다.재개발사업에서 흔히 발생하는 원주민들의 둥지 내몰림 방지를 위해 사업기간중 쪽방거주자를 위한 임시 이주공간을 마련하고 주택건설이 완료되면 정착 지원을 위한 돌봄센터가 함께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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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쪽방촌은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인 낙후지역의 하나로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영등포역앞 삼거리 교차로에서 역을 등지고 좌측으로 2~3분만 직진하면 총 1만㎡ 부지의 쪽방촌이 나온다. 흔히 집값이 부르는게 값이라는 '초역세권' 입지다.하지만 일반적인 초역세권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역에서 쪽방촌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무료급식소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줄지어 앉아 식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급식소를 지나 좀더 직진하다 좌측의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쪽방이 줄지어 늘어선 영등포 쪽방촌이 모습을 드러냈다.아직 한낮의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인지 쪽방 거주민 중 상당수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생활하고 있었다. 일부주민은 집앞 골목길에 의자를 놓고 앉아 여유를 즐겼다.쪽방 거주자들은 대부분 세입자다. 건물주가 관리인을 두고 세입자에게 월세를 거둬들이는 구조다. 관리인은 건물주로부터 쪽방 무료거주 등의 혜택을 받는다. 현재 300여명의 거주민이 6.6㎡(2평) 이내의 공간에서 평균 22만원(평당 11만원)의 임대료를 내며 생활하고 있다.이날 만난 한 주민은 "지금까지 쪽방촌 사람들이 배를 곯든, 쓰러져 죽든 누구하나 신경도 안써놓고 이제와서 기웃되는 이들이 많다"며 "정부가 쪽방촌 거주민의 이주를 지원한다고 했지만 항상 계획만 그럴 듯하고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지는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또다른 주민은 "정부 약속대로라면 추후 지어질 임대주택은 현재 쪽방보다 2배이상 넓고 보증금도 20% 수준"이라며 "제대로 보수도 안되는 집 같지도 않은 현재 집보다 삶은 나아지겠지만 시골과 같은 사람사는 냄새는 훨씬 줄어들지 않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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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지에 유입될 다른주민들과의 조화도 쪽방촌 주민들의 고민거리다. 쪽방촌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바깥사람들이 우리와 한 공간에 어울려 사는 것을 좋아하겠나"며 "지금도 외로운삶이지만 새집에서는 편견과 차별, 고독감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쪽방촌에서 3년째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최모 씨는 "거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거기에만 그쳐서는 안될 것"이라며 "집은 물론 기본적인 끼니 해결이나 일자리 제공 등 종합적인 지원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영등포 쪽방촌 공공정비사업은 영등포동, 신길동, 문래동, 도림동 등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길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실 쪽방촌은 존재 자체만으로 교육이나 주거환경 측면에서 인근집값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던 게 사실"이라며 "쪽방촌 정비사업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시장동향이나 매수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쪽방촌 정비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잖다. 영등포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낡은 쪽방을 없애고 새로운 형태의 쪽방을 다시 만드는 격"이라며 "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역 바로 옆 황금입지에 임대주택을 올리는 것은 정상적인 도시개발의 방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