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양호… 고령화 따른 지출확대 압력은 도전요인가계부채, 금리인상 등으로 잠재적 위험… 관리 가능한 수준올해 2.6%→내년 1.9% 성장… 물가는 올해 말 5.0% 예상
  • ▲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연합뉴스
    ▲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28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피치는 2012년 9월6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단계 올린 뒤 10년째 유지하고 있다. 피치 신용등급은 총 16개로, AA-는 AAA, AA+, AA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AA- 등급에는 영국·벨기에·아일랜드·체코·홍콩·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포함됐다.

    피치는 한국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피치는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최근 발표한 재정준칙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재정건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재정 여력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령화에 따른 앞으로의 재정지출 확대 압력은 도전요인이라고 봤다.

    나랏빚도 과거 전망보다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기적 신용등급 하방위험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치는 지난 1월 가파른 나랏빚 증가세를 중기 등급의 하방요인으로 지적했었다. 국가채무비율도 오는 202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8.6%로 전망했다가 이번에 51.5%로 내렸다.

    피치는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해선 현재의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무역적자와 외환보유액 감소에도 대외순자산과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도 경상지급액 대비 비율이 AA등급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과 성장둔화 기조로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나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엄격한 신용심사 기준과 가계 저축 등이 금융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부연했다.
  • ▲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지난 25일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지난 25일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선 높은 수준의 긴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간에 추가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지만, 북한 리스크로 등급 상향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고령화에 따른 재정부담, 가계부채 등 일부 우려에 대해선 신평사 면담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전망치(3.0%)보다 0.4%포인트(p) 내려잡았다. 내년 전망치는 1.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전망한 2.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내년 경기회복세 둔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피치는 "세계경제 성장률의 가파른 둔화가 한국의 수출과 설비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는 중기적으로 핵심 성장동력으로 유지되겠지만, 주기적인 침체 국면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가 회복하면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거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선 올해 상승률이 5.0%를 기록한 뒤 내년 말에 1.5% 안팎으로 하락할 거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말 한국의 기준금리는 2.75%에 이를 거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