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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법인세 인하, 부자 감세 아냐…OECD 평균수준 유지해야"

법인 아닌 근로자·주주·자본가가 부담… 4단계 누진구조 한국뿐법인세율 2%p 오르면 임금 0.27% 감소… 취약계층 임금 더 줄어세수감소 '과도한 우려'… 3%p 내리면 경제규모 중장기적 3.39%↑

입력 2022-10-04 16:06 | 수정 2022-10-04 16:53

▲ 대기업 몰린 도심.ⓒ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인하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MB(이명박)표 '부자 감세' 시즌2라며 공세를 취하는 가운데, 법인세 인하는 부자 감소가 아니며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을 최소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이런 내용이 담긴 KDI 포커스를 내놨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 세율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과제'에서 "OECD 회원국 중 4단계 누진구조의 일반 법인세율 체계를 가지는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다양한 경제주체의 결합체이며 관련 자연인들의 소득을 창출하는 도관에 불과한 법인소득에 대한 누진과세로는 소득재분배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세 중과는 오히려 취약 근로자의 부담을 확대한다"면서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고려해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최소한 OECD 평균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KDI는 "법인세는 실질적으로 근로자, 주주, 자본가 등이 부담한다"며 "법인세 부담이 늘면 피해는 취약 노동자에게 더 크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한계세율(증가한 소득에 적용되는 세율)이 20%에서 22%로 10%(2%포인트(p)) 오르면 임금 수준은 0.27% 감소하고 특히 시간제 근로자 등 취약계층이나 운송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임금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법인세 부담이 근로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 1980년 이후 법인세 최고세율 및 GDP 대비 세수 비중의 국제비교.ⓒKDI

KDI는 법인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도 '과도한 우려'라고 했다.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는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05%에 불과해 법인세율 인하의 세수 중립성은 일반적으로 지켜져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1986년 이후 39개 국가에서 최소 3%p 이상 법인세율을 내린 경우는 총 94회다. 감세 이후 3년 이내에 법인세 세수가 증가한 경우는 51.1%에 해당하는 48회다. 세수에 변화가 없었던 경우는 10회로 파악됐다. 반대로 세수가 줄어든 경우는 36회로 38.3%에 그쳤다. KDI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3%p 내리면 경제 규모가 단기적으로 0.6%, 중장기적으로 3.39%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KDI는 "내년 세수 감소분은 3조5000억~4조50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2조4000억원은 단기적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법인세 등 세율을 높인다고 세수가 늘지 않는다"면서 "세율이 아니라 기업실적이 세수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1월호'를 보면 2020년 1~11월 법인세는 54조1000억원이 걷혔다. 1년 전보다 16조4000억원 줄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인세율을 올렸지만, 경기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세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법인세는 OECD 평균보다 높다. GDP 대비 삼성이 내는 법인세가 구글, 인텔 등보다 월등히 많다. 우리나라는 돈 잘 버는 기업과 사람에 세금을 몰아서 징수하는 구조"라며 "감세 정책이 성장과 소비 모두에 긍정적이라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보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법인세 감세=부자 감세'라는 낡은 정치적 구호는 기업경영 환경 개선을 통한 기업실적 개선이 서민·중산층 포함 모든 국민의 자산형성과 노후소득 보장에 직결되는 정책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법인세 감세가 일부 부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앞으로 더 완전한 단일세율 체계로 이행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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