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당기순이익 294억원 전액 현금배당… 53.3%↑위스키 열풍에 매출·영업익 모두 두자릿 수 성장배당잔치에도 연봉은 수년째 동결…노사 갈등 지속
  • ▲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주요 위스키 제품인 '발렌타인'. ⓒ페르노리카코리아
    ▲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주요 위스키 제품인 '발렌타인'. ⓒ페르노리카코리아
    위스키 전문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되는 위스키 열풍에 표정관리가 한창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본사 배당금도 크게 늘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해 당기순이익 294억원 전액을 고스란히 본사에 현금 배당했다. 이는 지난해 배당금보다 53.3% 늘어난 규모다.

    12일 페르노리카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회계연도(21년 7월~22년 6월) 매출이 1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5억원으로 46.6% 늘었다.

    이런 실적의 성장은 ‘엔데믹’ 이후에도 이어지는 위스키 시장의 성장이 주효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위스키 수입액은 1억2365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2%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위스키 수요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 이후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선 지난해에도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5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4% 늘어난 바 있다. 

    이런 위스키 시장의 성장에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시바스’, ‘로열 샬루트’, ‘글랜리벳’, ‘제임슨’ 등의 주요 위스키 브랜드를 국내 선보이고 있다. 이들 위스키 브랜드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특히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해 상반기에 이들 주력 제품의 가격을 모두 10% 안팎으로 인상하면서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그럼에도 이런 흥행의 성과가 고스란히 해외 본사의 몫이 되고 있다는 점은 적잖은 논란이 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의 순이익 294억원 전액을 모두 본사 배당으로 책정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페르노리카 아시아(Pernod Ricard Asia)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배당은 지난해의 배당금 보다 53.3% 늘어난 규모로 주당 현금배당률은 352.5%에 달한다. 이로 인해 페르노리카의 이월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0원이 됐다. 

    이런 배당잔치의 한편에서는 노사 갈등이 깊어가는 중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수년째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노동조합과 2016년 이후 임금교섭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6년째 갈등을 이어온 것. 단체교섭도 2017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파격적 배당 속에서도 직원들의 임금은 수년째 동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이사가 새로 취임했지만 노조와의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