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두번째 빅스텝 단행… 기준금리 3% 시대은행 수신 잔액 한달새 36.4조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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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은행이 두번째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5%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3∼1%p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누구나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대표 예·적금 상품 기준으로 금리가 연 5%에 육박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하나의 정기예금'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시장금리를 반영해 1년 만기 기준 연 4.6%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별다른 우대조건 없이도 연 4.6%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4.55%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연 3.55%)과 비교하면 1%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의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기본금리만으로도 1년 만기 기준 연 4.52%를 적용하고 있다.

    적금 금리는 이미 5%를 웃돌고 있다. 신한은행은 급여를 신한은행에 처음으로 입금하고 적금 상품에 신규 가입하는 등 첫 거래 고객을 위한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의 금리를 지난 14일 연 4.8%에서 연 5.2%로 인상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함께 가입하고 연말까지 특별금리 적금 이벤트에 응모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 마이홈 적금' 금리는 기존 연 5.5%에서 연 5.8%로 상향 조정됐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연 5%에 달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늘면서 은행으로 돈이 쏠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예금은행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8월 말 대비 36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원 급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은행권 정기예금에 131조3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8배가 넘는다.

    반면 지난 9월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선 3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는데, 주식투자 등 대기성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성 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역머니무브에는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고금리 상품은 우대금리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제로 최고 금리를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