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항암제 킴리아, 복지부 심의 통과백혈병 환자 건보 혜택 길 열려생손보사 치료비 특약 판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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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치료에 수 억원이 들어가는 '초고가' 항암제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자, 보험사들이 관련 치료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연이어 출시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의 건보 적용이 결정된 지난 4월 이후부터 관련 치료비를 보장하는 '카티(CAR-T)항암약물허가치료비' 특약을 대거 판매 중이다.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는 획기적인 백혈병 치료기법인 'CAR-T(카티)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세포(T세포)로 만든 '카티 세포'를 환자의 몸에 주입해 치료하는 방식으로,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항암 효과가 높다는 평이다.이러한 킴리아는 치료비가 무려 4억~5억원에 달해 환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는데, 지난 4월 건보 적용 이후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최대 598만원으로 크게 줄었다.카티 치료비 특약은 킴리아의 건보 적용 전까지만 해도 판매 보험사가 단 한 곳(라이나생명)에 불과했으나, 건보 적용 이후인 지난 5월부터 판매 보험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흥국화재, 미래에셋생명 등 생·손보를 가리지 않고 있다.현재 업계에서 판매되는 카티 치료비 특약은 대부분 1회 치료당 5000만원을 보장하며, 일부 보험사의 경우 치료비를 매년(연 1회 한정) 보장한다. 지난 5월 손보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당 특약을 출시한 KB손보는 출시 이후 7월까지 특약 판매 건수가 약 3만 8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보험사들 입장에선 최근 카티 치료비 특약 관련 '마케팅 호재'도 생겼다. 킴리아 치료를 건강보험을 통해 보장 받을 수 있는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서울대학교병원은 보건복지부에 킴리아 임상 연구 환자 수 확대를 요청했으며, 최근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기존엔 킴리아 건보 적용 혜택을 받지 못했던 '미세백혈병' 환자들도 킴리아를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보험사 관계자는 "건보 혜택 대상자가 늘면, 그만큼 해당 특약에 대한 니즈가 상승하게 된다"며 "보험사 입장에선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셀링 포인트'가 더 많아진 셈"이라고 말했다.이밖에 1년 약값 1억원에 달하는 폐암약 '키트루다'는 킴리아보다 한 달 앞선 지난 3월부터 건보 적용이 확정됐으며, 8월에 건보 적용 범위가 더 확대됐다. 면역항암제 일종인 키트루다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표적항암약물치료비' 특약을 통해 보장을 제공하고 있다.한편, 업계에선 카티 치료비 특약 판매를 시작으로 암 진단 시 최대 3억원을 보장하는 '암보장 플랜'도 생겨나 눈길을 끈다.실제로 흥국화재는 일반암 확진 판정시 1억원, 표적항암약물치료비 1억원, 항암방사선치료비 5000만원, 카티 치료비 5000만원 등 최대 3억원을 보장하는 암보험 상품을 지난 8월부터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