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음성인식 먹통향후 자체 서버로 음성인식 구현 추진AI탑재 활발,'외부서버 의존 경계해야'
  • ▲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버를 이용한 현대차 모델의 음성인식 기능이 먹통이 됐다 ⓒ현대자동차
    ▲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버를 이용한 현대차 모델의 음성인식 기능이 먹통이 됐다 ⓒ현대자동차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마비가 현대자동차그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카카오와 손잡고 적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서비스도 덩달아 작동이 멈췄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기아, 제네시스 차량에서 음성인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 서비스 전반에 걸쳐 오류가 발생한 탓이다.

    화재 당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대차 내 음성인식 등의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조치 중이라고 공지했다. 17일 현재 해당 기능의 복구가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카카오와의 굳건한 협업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카카오의 기술력을 통해 차량과 사용자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카카오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를 통해 플랫폼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음성인식 기술 향상을 꾀하는 ‘윈윈’ 전략이 가능해서다.

    실제로 2017년 9월 출시된 제네시스 G70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서버형 음성인식 ‘카카오i’의 적용을 확대해왔다. 카카오i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 ▲GV80 ▲G90은 물론, 현대차 ▲아반떼 ▲소나타 ▲그랜저 ▲투싼 ▲산타페, 기아의 ▲K5 ▲K7 ▲K9 ▲셀토스 ▲쏘렌토 등을 비롯한 모델 대부분에 탑재됐다.

    최근에는 기술도 크게 고도화됐다. 음성 하나만으로 차량 내 모든 조작을 할 수 있을 정도다. 목적지 설정뿐 아니라 창문, 트렁크, 공조 장치 등 조작은 물론, 카카오톡 송수신, 뉴스, 주식, 인물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복잡한 버튼을 찾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음성인식 기술은 운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대로 해당 기능이 마비됐을 때 체감되는 불편함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화재로 음성인식 기능이 먹통이 되자 온라인상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 ▲ 지난 15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올라온 사과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 지난 15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올라온 사과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해 자체 서버를 통해 음성인식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부 차량의 음성인식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외부 서버의 경유 없이도 커넥티비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백업솔루션 제공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향후 제2, 제3의 카카오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쟁업체에서도 앞다퉈 카카오i와 같은 AI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해 커넥티비티 강화를 꾀하고 있어서다.

    앞서 쌍용차는 LG 유플러스와 네이버와 함께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는 네이버의 AI 음성인식 서비스 ‘클로바’가 들어간다. 볼보코리아도 SK텔레콤과 손잡고 지난해 처음 차량용 AI 플랫폼 ‘누구 오토’를 ‘XC60’에 적용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티맵은 물론 음성을 통한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벤츠코리아도 올해 초 KT와 협업해 AI 음성인식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를 계기로 높은 외부 서버 의존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된 기술”이라며 “장애인 등 음성인식 기술이 필수적인 사람도 있는 만큼, 안전과 관련된 기능의 작동에 있어서는 현행의 높은 외부 서버 의존도를 덜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