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대 23% 리스 할인·저금리 금융 제공GM·포드, 인센티브에 캐시백 등 공격적 마케팅세액공제 종료 후 현대차 울며겨자먹기 인하 동참현대차, 아이오닉 5 가격 인하 나섰지만 관세 부담 속 '톱3' 목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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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의 2026년형 아이오닉5.ⓒ현대차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종료한 이후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프로모션을 쏟아내는 가운데, 관세 부담에 발목이 잡힌 현대차는 출혈 경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현대차가 ‘아이오닉 5’의 가격을 대폭 인하한 데 이어 테슬라도 4분기 판매 확대를 위해 리스 요금 할인과 저금리 금융 프로그램을 내놨다. 완성차 업계 전반에 가격 경쟁 조짐이 보이면서 관세 압박까지 겹친 현대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11월 1일까지 약 10일간 주요 모델의 월 리스 비용을 최대 23% 인하한다.Model 3 프리미엄 RWD 모델의 월 리스 비용은 기존 429달러에서 329달러로 23% 낮췄고, Model Y 프리미엄 RWD 모델은 529달러에서 449달러로 15% 인하됐다. 사이버트럭 AWD 모델도 749달러에서 699달러로 7% 낮췄다. 또한 일부 모델은 최대 60개월, 2.99~3.99%의 저금리 금융 혜택이 적용된다.외신들은 테슬라가 단기간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격적’ 수준의 리스 할인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세액공제 종료의 직격탄을 피하기 위한 테슬라의 공격적인 행보라는 분석이다.GM은 10월 한 달간 리스 고객에게 최대 6000달러(약 85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포드는 내년 1월 5일까지 일부 딜러를 통해 2025년형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와 F-150 라이트닝(F-150 Lightning)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72개월 무이자 할부와 최대 2000달러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앞서 미국 정부는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지원하던 세액공제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자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와 금융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세우면서 수요 방어에 나선 것이다.현대차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2026년형 아이오닉 5 가격을 최소 7600달러(약 1060만원)에서 최대 9800달러(약 1370만원)까지 인하했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5를 가격 조정 모델로 선택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핵심 전략 전기차로,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브랜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올해 1월 2249대였던 월 판매량은 9월 8408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4만1090대를 기록했다. -
- ▲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현대차
하지만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프로모션 공세에 나서는 데다 15%의 관세를 적용받는 경쟁사 EU·일본 완성차 대비 불리한 환경 속에서 현대차는 점유율 수성은 물론 목표로 내세운 ‘톱3’ 진입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지난 8월 기준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2.3%로, 사상 처음으로 12%를 돌파했다. 1~3위인 GM(17.3%), 토요타(15.5%), 포드(12.7%)에 이어 현대차는 포드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높은 관세 부담이 상황을 더 어렵게 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에 25%, 일본·EU산에 15%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관세 부담은 8조4000억원으로, 토요타(6조2000억원)·GM(7조원)·폭스바겐(4조6000억원)을 웃돈다. 다만 한국이 일본·EU처럼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면 부담은 5조3000억원으로 줄어든다.나신평은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수익성과 재무적 융통성으로 관세 부담을 일정 수준 대응할 수 있겠지만, 주요 경쟁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기반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전개하면 미국 경쟁 구도가 변동될 위험도 있다"고 했다.다만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국 정상이 경주에서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