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거래일 연속 순매수…올 들어 최장기간 사들여반도체 종목 집중…저가 메리트 부각외인 귀환·증안펀드까지…바닥 기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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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지난달까지만 해도 '셀코리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외국인들이 최근 1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자 시장에서는 증시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연이어 순매수했다. 올해 최장기간 순매수 기록으로, 코스피에서만 2조3018억원가량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달만 해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내던졌다. 지난 9월 코스피에서만 2조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올초부터 순매도 규모는 14조4210억원으로 늘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지난달 코스피는 10.76%, 코스닥은 14.67% 하락한 바 있다.

    그간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이 최근 다시 '사자' 기조로 돌아선 건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락하는 등 국내 증시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가 지난해 7월 전고점과 비교해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는 더욱 가파른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와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 간 괴리폭이 확대되는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달러 환산 기준 현 코스피 지수는 가격 메리트를 촉발시킬 수 있는 지수대"라며 "신용리스크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 지수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저가 메리트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목한 건 반도체 종목들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8534억원)와 삼성전자(8433억원)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반도체 업황 측면에서 한국 증시와 자주 비교되는 대만 증시의 경우 이달에도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점과는 상반된다. 대만 증시 대장주 TSMC 주가는 10월 들어 8.0%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1.1% 상승했다.

    외인 수급이 호조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 바닥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투입 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도 바닥 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기업 위주 반등으로 주가가 반도체 업황의 내년 턴어라운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외국인들이 한국 반도체를 순매수하는 배경을 생각해볼 만하다"면서 "증안펀드 자체가 증시를 끌어올릴 수는 없겠으나 개입이 필요한 수준으로 인식된다는 점과 과거 사례에서 바닥이 멀리 있지 않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이 여전해 추가 금리 인상이 남아 있는 만큼 대세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금리는 주식의 낙폭 과대 매력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며 "향후 반복되는 기술적 반등은 간헐적이고 단발적인 성격을 나타낼 것이고, 타이밍을 노리는 스마트 머니들이 게릴라 전술을 통해 특정 종목들을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매크로 이벤트가 산재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요철 구간을 대비함이 옳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