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혁신' 키워드로 중장기 브랜드 프로젝트테니스대회 후원·중소형사 최초 간편앱 출시따상주·웹툰·메타버스게임 등 MZ 공략한 새로운 시도 눈길
  • 중소형 증권사인 유진투자증권이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면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 공략에 몰두하고 있다.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고자 이같은 핵심 키워드를 앞세워 젊은 투자자 잡기 위한 중장기 브랜드 프로젝트에 나선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개최된 '2022 ATP 코리아오픈'에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는 프로테니스협회가 주관하는 남자 국제 프로테니스대회로, 특히 이번 대회는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참여 예고로 국내 테니스팬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KAL컵 코리아오픈 이후 26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ATP투어 대회인 만큼 티켓 판매도 연일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의 누적 관람객은 5만1783명, 결승 당일에는 1만여 명의 구름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BTS 진까지 경기 관람에 나서며 큰 화제가 됐다.

    이 회사가 이번 대회에 타이틀스폰서로 나선 건 MZ세대 공략 전략 일환이다. 이번 대회는 MZ세대의 테니스 열풍을 입증했다고 평가된다. 최근 젊은 층들이 테니스에 매료돼 있다는 점을 착안, 타이틀스폰서 참여를 결정했는데 예상보다 더 큰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는 후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일관된 MZ세대 마케팅 전략을 쉬지 않고 쏟아내고 있다. 테니스대회 후원을 포함해 이같은 시도 중엔 중소형사로서 쉽지 않은 선택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올해 초 선보인 간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유투(U.TOO)'다. 

    간편함을 콘셉트로 한 MTS의 타깃층은 이해하기 쉽고 편리한 투자 플랫폼을 추구하는 MZ세대다. 유진투자증권은 핀테크 증권사와 대형사 중심의 간편앱 시장에 중소형사 최초로 등판해 눈길을 끌었다. MTS 개발·유지 보수에 이르기까지 수십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중소형사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테니스대회에서 브랜드 부스를 운영, 유투의 장점을 알리는 등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회사만의 시스템 장점을 적극 홍보했다. 유투는 간편주문, 자동주문 등 간편앱의 핵심 기능 외에도 타임라인, 포스팅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숙한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기능을 구현해 기존에 출시된 간편투자앱과 차별성이 있다.

    회사의 MZ세대를 공략한 독특한 시도는 이뿐 아니다. 

    유진투자증권은 MZ세대와 좀 더 가깝에 호흡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들에게 영향력이 큰 웹툰 플랫폼에 주목했다. 회사 브랜딩과의 접점을 찾아 네이버 브랜드 웹툰 '신입일기'를 지난해 주1회, 총 8회 분량으로 선보였다.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선정한 '자까'의 웹툰은 MZ세대들의 취향과 감성을 자유자재로 다룬 내용으로 크게 흥행했다. 누적 조회수는 881만회로 상업적 색채가 짙은 브랜드 웹툰임에도 이례적으로 웹툰 순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MZ세대에게 친숙한 메타버스도 적극 활용 중이다. 젊은 층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서울 문화특화WM센터인 챔피언스라운지 메타버스 지점을 지난해 오픈했다. 이 연장선으로 올해 8월엔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조도를 통해 미니게임 형태의 '주식차트 파도타기'를 선보였다. MZ세대를 대상으로 건강한 투자문화 조성한다는 취지다.

    유진투자증권은 증권사 최초 수제맥주로 편의점에 등판하기도 했다. MZ세대들이 수제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착안, 이들의 성공 투자를 응원하는 브랜드 캠페인으로서 수제맥주 전문회사인 플래티넘크래프트와 협업해 '따상주'를 선보였다.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캠페인 뮤직비디오 '한주해'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 ◆일회성 이벤트 아닌 중장기 브랜드 프로젝트…특명 'MZ를 잡아라'

    그동안 유진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견조한 시장 지위를 확보했지만 대형사 대비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리테일 부문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변화와 혁신을 키워드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고객 외연을 넓히고 미래성장의 기반을 닦기 위한 중장기적 브랜드 프로젝트로서 MZ세대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이다. MZ세대를 공략한 외연 확장을 통해 리테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것, 색다른 것, 남들과 하지 않는 것을 해보자는 요구가 내부적으로 많고 이를 장려하는 분위기"라면서 "MZ세대와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 외에도 '유진투자증권은 항상 새롭고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의 MZ세대를 향한 무한 러브콜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2년 새 MZ세대 고객 온라인 계좌 수는 무려 92.4% 급증했다. 리테일 분야의 빠른 성장에 힘 입어 회사는 올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관계자는 "누구나 손쉽게, 친숙하게 주식 투자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가운데 미래 고객으로 성장할 젊은 세대와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유진투자증권은 MZ세대에 가슴 깊이 각인될 수 있도록 형식과 소재에 제약 두지 않는 색다른 시도를 다양한 프로젝트로서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