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이후 최대규모 적자… -512억원효성티앤씨‧효성화학 등 주요 계열사 부진 탓오너일가 주식 매입 지속… 예년 수준 배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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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다가올 연말 배당에 시선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효성이 견고한 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지주사 ㈜효성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686억원, 영업손실 512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 늘었지만 영업익은 크게 줄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적자 전환하며 409억원의 손실을 냈다. 

    효성의 분기 적자는 2019년 초 이후 10개 분기 만으로 지주회사 전환 이후 최대규모다.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값을 뺀 가격) 악화, 수요 약세, 중국 봉쇄 등에 따라 석유화학 계열 자회사들의 지분법 손익이 하락했다. 

    회사별로 보면 효성티앤씨는 3분기 매출액 2조1671억원, 영업손실 1108억원에 그치며 9개 분기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3% 빠졌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도 12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3106억원에서 큰폭으로 줄었다. 스판덱스 부문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영향,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의류 구매력 약화, 급격한 시가 하락 등에 따라 직격타를 입었다. 

    효성화학도 3분기 매출액 7029억원, 영업손실 1398억원을 내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5% 늘었지만 영업익은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51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봉쇄 지속으로 폴리프로필렌(PP)과 테레프탈산(TPA), 필름 등 화학 주요 제품군의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 따른 영향이다. 

    효성중공업이 그나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며 실적 둔화폭을 상쇄했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63억원, 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138.8% 늘었다. 수익성이 높은 전력기기의 해외 수주 증가세 덕에 영업이익률이 향상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효성첨단소재도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3분기 영업익 925억원, 순이익 579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3.9%, 순이익은 40.2%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석유화학 계열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효성이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효성은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결산 배당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 

    연도별로 보면 초기 500원에 불과했던 효성의 주당 배당금은 2015년 3500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5000원의 주당 배당금을 실시했다. 배당수익률 또한 평균 6.9%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작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주당 배당금을 6500원으로 상향했다. 배당수익률은 무려 9.5%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배당을 시행한 주요 지주사 가운데 SK(80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만약 효성이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금을 실시한다고 가정한다면 주당 배당금 6500원 기준 1300억원, 5000원 기준 1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하반기부터 개선된 재무구조로 인해 차입 여력이 생겼음을 감안하면 5000원 이하로 주당 배당금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효성의 이익잉여금은 6조4448억원을 넘는다. 

    또한 최근까지 오너일가가 적극적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는 점도 평년 수준의 배당이 실시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이달 들어서까지 ㈜효성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 지난해 말 9.43%였던 지분율은 10월 20일 기준 9.73%까지 늘었다. 아울러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자녀들 또한 ㈜효성 주식을 계속해서 늘려오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현준 회장의 세 자녀 조인영, 조인서, 조재현의 지난해 말 지분율은 각각 0.10%, 0.10%, 0.07%에서 올해 10월 21일 기준 0.12%, 0.12%, 0.10%로 확대됐다. 조현상 부회장의 세 자녀 조인희, 조수인, 조재하의 지분율 또한 같은 기간 0.07%, 0.07%, 0.07%에서 0.10%, 0.10%, 0.10%로 각각 증가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년 수준의 주당 배당금은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어도 5000원 아래 수준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