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 K9(호주), KAI FA-50(말레이시아), 현대로템 K2 전차(노르웨이) 등 기대정부, 31일부로 국방부내 방위산업수출기획과 신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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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0억 달러 안팎이던 연간 방산 수출액이 올해 9월 기준 130억 달러(약 한화 18조 4340억 원)를 기록했다. 이미 연간 수출액 최고 기록을 넘어선 가운데 2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방위산업 수출 규모가 9월 기준 13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한동안 연평균 30억불 수준을 유지하던 방산수출 수주액은 올해 9월 기준으로 예년의 4배인 130억 불 규모를 달성했다"며 "이를 환산하면 10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38조원의 경제효과"라고 밝혔다.
지난 9월까지 ▲ 아랍에미리트(UAE)에 M-SAM II(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13억 달러 ▲ 이집트 K-9 자주포 17억 달러 ▲ 필리핀 원양경비함 6억 달러 ▲ 폴란드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 총 88억 달러 등이 주요 실적이다.
업계는 올해는 폴란드의 무기체계 도입 호재에 힘입어 남은 2개월 동안에도 해외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특히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호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말레이시아), 현대로템의 K-2전차(노르웨이) 등이 연내 계약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19일 폴란드에 '천무' 다연장로켓과 유도탄 수출을 위한 60억달러(한화 약 8조원) 규모의 기본계약 체결에 이어 최대 75억달러(한화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 레드백 장갑차 수출 건을 진행 중이다.
한화디펜스는 최대 20조원 규모인 호주군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Land400 Phase3)을 놓고 독자 개발한 최첨단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의 수출을 위해 독일 라인메탈과 경쟁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독일 방산업체와 경쟁 중으로 올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올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과 달리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호주 사업자 발표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KAI의 말레이시아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RMAF 평가단은 지난 17일 한국에 방문해 KAI 시설에서 경전투기 성능 평가를 시작했다. 이후 강원도 원주에 있는 제8전투비행단 공군기지를 방문해 비행평가를 실시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국방부는 경전투기(LCDA) 36대 도입 예산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공군의 1, 2차 경전투기 교체 사업은 각각 18대로, 총 36대 규모로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공군의 경전투기 사업에 응찰한 뒤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현재 말레이시아 공군은 운용 기종을 줄인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1차 사업을 수주하면 2차 사업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KAI가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폴란드와 말레이시아 수출 물량을 합치면 같은 계열 훈련기 T-50을 포함한 역대 FA-50 총수출 대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 방산업체들과 잇따라 협력 계약을 맺는 등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노르웨이 최대 규모의 방산업체 '콩스버그'와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원격무장장치, 디지털 통합 시스템 등 콩스버그 제품을 K2 전차와 K808 차륜형장갑차 등 현대로템 지상무기체계 플랫폼에 적용해 판매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수립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2월 노르웨이 현지에서 전차 사업 수주를 위해 K2전차 동계 시험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의 차기 전차 사업 결과는 이르면 이달 내지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기업들의 노력에 발맞춰 10월 31일부로 국방부 내 방위산업수출기획과를 신규 설치하고 유관부처·방산업계·각군과 협업해 체계적인 수출 전략을 수립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인도·태평양, 중동등 전 세계적인 군비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의 무기 수출 시장은 중동과 유럽을 넘어 중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까지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향후 글로벌 방산수출 4대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 품목 다변화, 중소·벤처기업 수출 확대, 수출 주체·방식 다양화 등을 포함하는 '3세대 방산 수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