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객사 테슬라, TSMC에 신규 주문 시장 확대 자율주행반도체, 주도권 내줄 위기고객사 확보 갈길 먼 삼성… "2027년 '고객사 5배' 확대 회의론 고개
  •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부지 전경 ⓒ삼성전자뉴스룸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부지 전경 ⓒ삼성전자뉴스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요 고객을 놓칠 위기에 놓였다. 차기 완전자율주행(FSD)용 반도체 위탁생산을 위해 파운드리 1등 TSMC와 새롭게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고객사 유치가 과제인 삼성 파운드리가 갈 길이 더 바빠졌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차기 FSD용 반도체 위탁생산처로 TSMC를 낙점하고 대량 주문에 나섰다. 이번 FSD는 TSMC의 미국 애리조나 생산 공장에서 4, 5나노미터(nm)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문을 시작으로 내년이 되면 테슬라가 TSMC의 상위 7대 고객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TSMC의 기존 고객들이 애플, 미디어텍, AMD 같은 IT 기반이었던 반면 이번에 테슬라 같은 전기차업체의 칩을 생산하게 되면서 TSMC의 포트폴리오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소비자 가전이나 IT 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분위기 속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키울 수 있는 기회라는 해석이다.

    테슬라가 TSMC와 차세대 FSD 생산에 나서면서 기존에 생산을 맡았던 삼성전자는 밀려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앞서 1세대 FSD 칩을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해 생산했는데 이번에 그 역할을 TSMC가 꿰차면서 삼성이 아쉬운 처지가 됐다. 테슬라는 과거 1세대 FSD 생산을 계획하면서 TSMC와도 협상에 나섰지만 협력이 불발되며 삼성이 생산을 맡다가 결국은 TSMC와 손을 잡는 모양새다.

    삼성이 테슬라라는 주요 고객을 경쟁사에 뺏기면서 가뜩이나 과제로 떠오른 고객사 확보 문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테슬라에 앞서 삼성 파운드리의 핵심 고객인 퀄컴과 엔비디아가 이탈하며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었는데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차 '큰 손'으로 변모하고 있는 테슬라 마저 경쟁사로 떠나면서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생산 경험을 빠르게 쌓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됐다는 점에서 더 뼈 아프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현재 반도체업계의 최대 응용처인 서버와 모바일에 이어 각광받는 시장인데 특히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연평균 9%씩 성장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곳이다. 지난해 450억 달러(약 63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26년에는 740억 달러(약 104조 원)로 시장이 커지면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기존 고객사 마저 이탈하는 상황에서 삼성 파운드리 내세운 고객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지난달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 서울'에서 고객사 확보 계획에 대해 심상필 삼성전자 부사장은 "2027년까지 고객사 수가 지금보다 5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이와는 반대로 주요 고객사들이 이탈하는 소식이 이어져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