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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업 쌓여있는데… 자금 조달 고민 커지는 유통업계

롯데·신세계그룹, 내년 수조원대 사업 추진 예정금리 상승에 자금조달 시장도 경색 유통업계 '신중론'당장 큰 어려움 없지만… 돈맥경화 장기화 여부 촉각

입력 2022-11-29 10:40 | 수정 2022-11-29 11:10

▲ 부산롯데타워 조감도.ⓒ롯데쇼핑

유통업계가 최근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조달 시장의 경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금리인상과 함께 유동성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금 부자’로 꼽혀왔던 유통사에도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근 유통업계가 대규모 M&A 이후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고 대규모 사업을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계열사 롯데건설에 대한 그룹의 전방위 지원에서 배제됐다. 롯데건설과 직접 지분관계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롯데쇼핑의 자회사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이 1000억원의 차입금을 제공한 것과 비교해보면 이례적인 판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건설의 자금 수혈 과정에서 11억원의 사재를 동원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내에서 가장 현금유동성을 갖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그런 롯데쇼핑이 롯데건설을 지원하지 않은 배경에는 향후 예정된 대규모 사업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실제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대형 사업은 적지 않다. 장기간 지연되던 롯데몰 송도점은 현재 착공이 진행되고 있고 롯데몰 상암점도 이르면 내년 착공을 시작한다. 이 외에 부산롯데타워의 건설도 착공도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들 사업은 이미 수년간 연기됐던 만큼 더 이상 미루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롯데몰 송도점은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인천시로부터 수백억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부산시는 부산롯데타워의 공사 이행 미진을 이유로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영업정지까지 당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발표한 롯데쇼핑의 향후 5년간 투자금액은 약 8조원. 롯데쇼핑의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조원에 달하지만 줄줄이 예정된 사업으로 인해 외부 차입, 조달 없이는 추진이 힘들다. 현재 얼어붙은 자금조달 시장과 높아진 금리를 예의주시 하는 이유다.

▲ 신세계그룹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화성시

신세계그룹도 비슷한 고민을 끌어안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진행된 4조원이 넘는 M&A로 인해 내부 유동성이 크게 감소한 상태다. 반면 예정된 대형 사업은 적지 않다.

일단 화성 국제테마파크에만 4조원이 넘는 상황. 지난해 인수한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인천 청라 돔구장 사업도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이 외에 건설이 예정된 복합몰 스타필드의 예정지만 광주, 청라, 동서울, 창원. 화성 등 약 7곳에 달한다. 

신세계그룹 역시 지난 5월 약 20조원의 5년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 외부조달은 필연적이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잇따른 M&A로 인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97억원에 불과한 상황. 대형 사업을 주도하는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8월에도 이마트에 운영자금 2900억원을 유상증자로 지원받은 바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마트는 점포 매각을 추진 해왔지만 일부 점포의 매각 과정에서 잔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역시 얼어붙은 자금조달 시장의 영향으로 PF대출이 묶이면서 생겼다.

그나마 홈플러스는 신규점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지만 대신 막대한 부채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의 지난 회계연도(21년 3월~22년 2월) 기준 부채비율은 663.9%에 달한다. 한해 금융비용만 3880억원에 달하고 있어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금 부자로 꼽히던 유통업계의 경영기조가 신중론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서 관전포인트는 이런 기조가 얼마나 이어질지 여부다. 통상 대형 사업의 투자가 적게는 3년에서 10년까지 진행되는 만큼 단기간 내 영향은 크지 않지만 토지매입부터 건설 비용이 매년 집행되는 것을 고려할 때 고금리, 자금조달 시장의 민감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본조달 시장의 경색이나 고금리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대형사업이 단기간 내 진행되는 것이 아닌 만큼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은 현재까지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강필성 기자 feel@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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