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 1일 사장단 인사… 작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사장단 '소폭' 부사장단 '대폭'… 1980년대생 발탁 이어질듯그룹 콘트롤타워 재건 안할 수도… 인사 대신 조직개편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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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이 취임한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삼성그룹의 첫 인사가 시작된다. 지난해 인사 폭이 컸던 삼성전자는 올해 주요 경영진이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반도체(DS)부문에서 승진자가 대거 배출되고 3040세대 신규 임원이 발탁되는 등 임원 세대교체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에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그룹 콘트롤타워 재건은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뚜껑을 열 때까지 알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하고 이뤄지는 첫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르면 내달 1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12월 첫 주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중순 전까지 임원인사를 마치는 게 삼성 정기 인사 방식이지만 올해는 이 회장 취임으로 인사 시기가 예년보다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이번 인사는 지난해 대비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이 취임한지 한달 여만에 이뤄지는 첫 인사이고 지난해 인사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각각 DX(세트사업)부문과 DS(반도체사업)부문을 맡는 투톱 체제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장단 선에서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2025년까지 등기이사 임기가 남은 사업부장들도 대부분 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학규 사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나머지 미등기 이사 사장단 중에 1960년대 초반생들이 물러나고 새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은 있다. 주로 DS부문에 있던 사장들이 1960년대 초반 출생자들인데 이들 중 퇴직자가 나올 수 있다. 앞서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재승 사장은 1960년 출생인데 이 사장을 대신해 생활가전사업을 누가 맡을지도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관심 포인트다.사장단 인사가 소폭에서 그치는 반면 부사장 이하 임원급에서는 대규모 세대교체가 예고된다. 인사체계 개편으로 전무급을 없애고 부사장 직급이 넓게 포진된 삼성의 조직 구조 상 부사장급에서 기존 인원이 대거 자리를 내주고 신임 부사장들이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사장급은 향후 사업부장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는 중요한 관문이라 차기 리더로 육성할 수 있는 젊은 임원 발탁이 이어질 수 있다.1970년대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무급에는 1980년대생이 속속 이름을 올리며 세대교체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재계에는 1980년대생들이 신규 임원으로 등극하며 3040 임원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가고 있는데, 삼성도 이재용 회장 시대를 맞아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하는데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에는 1985년생 최연소 상무인 삼성리서치 김태수 상무를 비롯해 총 13명의 1980년대생 임원을 두고 있다.사업부문별로 보면 단연 DS에서 많은 승진자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로 실적이 내리막을 걷게 됐지만 기술이나 전략 측면으로 DS부문이 세운 성과를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 게다가 최근 반도체업계에 인재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DS부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승진자가 탄생하고 앞으로 메모리에 더해 파운드리 등 힘을 실어야 하는 분야에서 승진 인사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이 회장 취임과 함께 재계에서 꾸준히 논의되는 그룹 콘트롤타워 재건은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선 다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그룹 내에서 필요성이 절실한건 이미 오래지만 이 회장이 직접 해체를 지시한 콘트롤타워를 회장 취임과 동시에 부활시키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에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재계 관계자는 "당장 필요성에 따라 만들기 보다는 그룹의 신뢰 문제와 연결돼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이 회장 취임 후 첫 인사가 크지 않은 수준에서 진행될 예정인만큼 조직개편에선 크고 작은 신규 조직들을 신설하며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처럼 글로벌 불확실성과 대내외적으로 사업 변수가 높아진 상황에서 보다 기민하게 시장 상황이나 글로벌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조직을 세분화해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DS부문을 맡으며 조직 관리에 힘을 쏟았던 경계현 사장이 내년부턴 신규 조직들을 적재적소에 구성해 활용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