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코스닥 5% 오르는 동안 개미 3조원대 순매도반도체·배터리 종목서도 개인투자자 이탈 뚜렷고금리 기조·경기침체 우려 커져…"위험자산 회피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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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를 회복할수록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에도 여전한 고금리 기조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지난 2일까지 코스피는 6.13%, 코스닥은 5.41%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전체 주식시장에서 3조7887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3조197억원 순매도했다. 

    예탁금의 이탈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9조6546억원으로, 연초 71조7327억원이던 것과 비교해 30% 넘게 줄었다. 지난 10월 올 들어 처음 50조원 밑으로 줄어든 이후 예탁금 규모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언제든 주식에 넣을 수 있는 대기자금으로, 주식투자의 열기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최근 상승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반도체와 배터리 등 개별 종목을 봐도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뚜렷하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9299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7849억원 규모로 해당 물량을 흡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개인투자자는 2721억원어치 팔아치웠지만 외국인투자자는 888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그동안 저가매수로 대응했던 개인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심화하며 지수가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자 증시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에도 여전히 불안한 증시 상황에 대한 전망이 지속되자 지수 상승을 탈출 기회로 활용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건 암울한 경기전망 탓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은 커졌지만 고금리 기조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우리나라가 내년 0.7%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1%)와 바클레이즈(1.3%), 골드만삭스(1.4%)와 JP모건(1.4%), HSBC(1.5%) 등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은 내년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성장률 전망치가 1%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가 평균 2115~2668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 종가(2434.33)를 고려하면 상승폭보다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보는 것이다. 

    코스피의 내년 전망이 대체로 비관적인 건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당분간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11월 기준 -1.5%"라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낮은 이익증가율로 인해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기 측면에서 회복세가 갖춰졌다고 보기는 힘들고 실물 지표 부진과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신용리스크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최근 상승했던 데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당분간 추가적인 반등 시도가 있더라도 그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24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11배를 상회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반등 시도가 있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이고, 하방위험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달러 반등이 재개될 경우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 강화로 코스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