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경쟁률 3.7대 1 그쳐…비싼 분양가에 발목소형평형 미계약 가능성…청약예정단지 부담감↑
  • ▲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청약이 평균경쟁률 3.7대 1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향후 서울 청약시장에도 먹구름이 꼈다. 

    한때 '10만 청약설'까지 제기됐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과 부동산 시장 침체, 고분양가 등이 겹치며 전체 청약자는 1만3647명에 그쳤다.

    일부 저층과 소형 평형에서 다수의 미계약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후 청약을 앞둔 단지들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약시장의 '바로비터'로 여겨지던 둔촌주공이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서울 주택시장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보면 이 단지의 일반공급 1순위 당해지역(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 청약은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평균경쟁률 3.7대 1을 기록했다. 

    전용 29㎡A 형이 3가구 모집에 64명이 몰려 가장 높은 1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용 39㎡A 형은 541가구 모집에 560명이 신청해 1.04대 1의 최저경쟁률을 보였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형 중에서는 84㎡A가 209가구 모집에 1968명이 몰려 가장 높은 9.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부억뷰’ 논란이 일었던 전용 84㎡E 형은 해당 타입 중 가장 낮은 2.69대 1에 그쳤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동,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신도시급 단지로 이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특별공급 청약은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이 신청해 평균 3.2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3.3㎡당 평균 3829만원으로 책정된 분양가가 다소 높다는 인식이 반영돼 저조한 청약 성적표가 나온 것"이라며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 인근 단지의 시세와 비교하면 약간 저렴하기는 하지만 추가 옵션비용이나 전메제한, 의무거주 등 조건을 고려하면 가격의 메리트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인근 단지들의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든 것도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과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 인근 대단지에서는 최근 호가가 작년 대비 수억원 떨어진 급매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둔촌주공의 청약 흥행 실패는 뒤이어 분양하는 단지들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드물게 많은 물량인 데다 단지 규모나 공사중단 등 이슈가 겹치면서 상징성도 커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며 "이번 둔촌주공의 사례를 보고 청약자들의 스텐스가 보수적·소극적으로 바뀌면 다른 단지들의 청약 흥행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374가구 모집에 1962명이 신청하며 5.2대 1 경쟁률을 기록, 일단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단지는 2840가구 규모로 이중133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같은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신동아 1·2차 재건축)'도 곧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1299가구 가운데 21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최근 주택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청약이 흥행해도 추후 미계약이 대량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의 조사결과 올해 1~11월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736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의 2698가구보다 2.7배 증가했다.

    특히 '청약 불패'로 여겨지는 서울도 미계약 물량이 371가구에서 1573가구로 4배 이상 늘었으며, 청약 경쟁률은 734.0대 1에서 143.7대 1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