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결산, 고물가와 새 정권, 창고형 매장 경쟁 등'엔데믹' 기대감도 잠시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영향 받아사건사고도 이어져… 현대아울렛 화재부터 롯데백화점 영업 중단도
  • 올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의 한편에서는 연초부터 불어닥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가 찾아왔다. 올해를 뜨겁게 달군 업계의 10대 뉴스를 한 눈에 살펴봤다.
  • ▲ 백화점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뉴데일리DB
    ▲ 백화점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뉴데일리DB
     불경기? 백화점의 불티나는 명품 러시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의 성장은 견고하게 이어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 치웠던 백화점의 견조한 성장은 올해도 이어지는 중이다. 롯데백화점,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모두 3분기까지 누적 두자릿 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을 주도하는 카테고리는 단연 해외 명품이다. 코로나19 기간 위축됐던 소비가 폭발하는 ‘보복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장기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 ⓒ홈플러스
    ▲ ⓒ홈플러스
     대형마트 뛰어든 최저가 경쟁

    반면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자산가를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는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 오히려 물가인상으로 인해 대형마트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지난 7월 계란, 쌀, 우유, 휴지 등 40대 생필품을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최저가 판매에 맞불을 놓으며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는 대형마트 수익성에 고스란히 악영향을 미쳤다.
  • ▲ ⓒ이마트
    ▲ ⓒ이마트
     창고형 매장 승부수 띄운 이마트-롯데마트

    대형마트의 고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창고형 매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기존 창고형 매장 브랜드인 ‘빅마켓’을 대체하는 새로운 브랜드 ‘맥스’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맥스’의 오픈 후 점포 매출이 3배 가량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이마트는 기존 창고형 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트레이더스 홀세일’로 바꾸고 유료회원제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전환점 마련에 나섰다. 이마트에 따르면 유료멤버십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도입 후 1인당 객단가는 약 20%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화상태 이른 대형마트 시장에서 창고형 매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 ▲ 리뉴얼을 마친 이마트 경기광주점.ⓒ이마트
    ▲ 리뉴얼을 마친 이마트 경기광주점.ⓒ이마트
     신규점 보단 리뉴얼… 달라진 대형마트 전략

    동시에 대형마트의 변신도 이어졌다. 대형마트는 신규점 출점 대신 기존 매장의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올해 9개점, 롯데마트가 10개점을 각각 리뉴얼했거나 진행 중이고 홈플러스가 14개 매장을 리뉴얼했다. 

    이들의 리뉴얼은 글로서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특화매장을 강화한 것이 공통점이다. 리뉴얼 이후 고객의 매장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매출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규점 보다 리뉴얼을 더 선호하게 됐다는 평가다. 
  • ▲ 리뉴얼을 마친 이마트 경기광주점.ⓒ이마트
     새 정권 출범에 앞다퉈 수조원 투자 약속

    유통그룹의 투자 심리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규제 철폐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 간 각각 37조원,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중 두 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사업에 투자되는 금액은 롯데그룹이 8조1000억원, 신세계그룹이 14조원에 달한다. 

    여기에서 롯데그룹은 특화 매장 확대 및 매장 리뉴얼을 비롯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의 대규모 복합시설의 추진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리뉴얼을 포함해 수서역 복합개발, 스타필드 수원, 창원, 청라 등 신규 출점 등 대규모 투자를 예정했다.
  • ▲ ⓒ현대백화점그룹
    ▲ ⓒ현대백화점그룹
     광주 신규점 두고 신세계-현대 2파전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공략인 광주의 쇼핑몰 유치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은 일찌감치 사업계획을 공개하고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3000만명 고객,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더현대 광주’의 청사진을 밝혔고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광주와 기존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의 확장 리뉴얼 계획을 밝혔다.
  • ▲ ⓒ대통령실
    ▲ ⓒ대통령실
     울고 웃는 의무휴업제 논의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울고 웃는 상황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기대했던 의무휴업 규제 완화가 국민 투표에 붙여졌다가 부정투표 이슈로 별안간 무산됐기 때문. 정부가 국민제안 투표를 진행하면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폐지가 1순위로 올랐지만 실제 진행은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이달 중 정부가 의무휴업 폐지를 위한 상생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감은 다시 커지는 중이다.

  • ▲ 지누스 매장.ⓒ현대백화점그룹
    ▲ 지누스 매장.ⓒ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사상 최대 규모 M&A

    현대백화점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 M&A를 추진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아마존 매트리스 판매 1위 기업인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8800억원을 배팅했다. 리빙 사업부문에서 국내 최대 토탈 리빙·인테리어 기업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점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 ▲ 롯데백화점 광복점.ⓒ연합뉴스
    ▲ 롯데백화점 광복점.ⓒ연합뉴스
     롯데백화점, 초유의 영업중단… 밀린 사업 추진된다

    롯데백화점은 사상 초유의 영업중단 사태를 맞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추진해온 부산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정체되면서 부산시가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임시사용 승인’ 연장을 불허한 것.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지난 6월 1일 임시 휴점을 진행해야 했다. 근무 직원만 3000명, 입점 업체만 800개에 달하는 백화점의 영업이 중단된 것이다. 결국 롯데쇼핑은 부산타워 건립 추진을 약속하고서야 이튿날인 2일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 ▲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대전소방본부
    ▲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대전소방본부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화재에 사과까지

    사건사고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의 화재 사고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지하 주차장에서 시작된 화재가 전방위로 퍼지면서 환경미화 등을 담당하는 하청·용역업체 직원 등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직접 유족들을 만나 “사고로 희생되신 고인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