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공시RBC 150% 맞춰야다른 태광 계열사 3자배정이호진 지원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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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이 자본 확충을 위해 태광그룹 계열사로부터 28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 다만, 논란이 됐던 태광산업은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28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보험사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치(150%)에 맞추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전환우선주 297만주다. 전환우선주는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다. 신주 배정자는 10년 이내에 보통주와 일대일 전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같은 태광그룹 소속 계열사를 신주 배정자로 정해 오는 29일까지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인데, 당초 자금 지원이 예상됐던 태광산업은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자 강력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만약 증자에 참여할 경우 상법상 금지된 신용공여 행위에 해당된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12일엔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성명을 내고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동일 지배주주를 갖고 있는 것 말고는 사실상 관계가 없는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를 왜 태광산업이 해결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태광산업 측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고 현재 보유 중인 가용자금을 활용한 안정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환우선주 인수를 검토했으나, 상장사로서 기존사업 혁신 및 신사업 개척에 집중하기 위해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측은 "RBC비율 150% 수준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자금 2800억원에 해당하는 신주를 전환우선주로 발행키로 했다"며 "당초 이야기가 나왔던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태광그룹 내 어떤 계열사가 흥국생명 증자에 참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태광산업의 사례처럼 흥국생명과 지분상 관계가 없거나, 증자 참여에 마땅한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경우 또 다시 이호전 전 회장을 위한 부당 지원 논란이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