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거래절벽 여파 전년比 56.1%↓전세 월세화…서울아파트 전세, 14년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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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면서 전국 아파트값이 9년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국 전세가격도 대출이자 부담 증가, 역전세 우려에 매물이 적체되면서 4년만에 떨어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4년만에 하락 전환했다.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금리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올해 매매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올해 전국의 아파트 매매 누적 거래량(1~10월)은 26만208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59만7557건)보다 56.1% 감소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 거래량은 7월 이후 1000건 이하로 떨어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전국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6월 들어 -0.04%로 마이너스 전환됐고, 이후에도 하락세가 계속됐다.전국 아파트값은 2013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2020년(13.46%)과 2021년(18.32%)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하지만 올해 들어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1.72% 떨어져 9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 지방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지역별로는 작년 한해 34.52% 올라 전국에서 상승폭이 제일 컸던 인천이 5.34%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가격 급등과 함께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뒤를 이어 세종시가 4.16% 떨어졌다. 세종시는 2020년 행정수도 이전 등의 이슈로 아파트값(42.81%)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듬해인 2021년 10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1년 넘게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특히 지난 9월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지만, 조정대상지역(11월 전면 해제)으로 남아 있었던 탓에 얼어붙은 매수심리가 회복되지 못했다.대전은 2019~2021년까지 3년간 두 자릿수 오른데 따른 가격 부담이 크게 작용하면서 3.21% 내렸다. 이어 ▲대구(-3.05%) ▲경기(-1.98%) ▲부산(-1.84%) ▲충남(-1.15%) ▲서울(-1.06%) ▲전남(-0.58%) ▲경북(-0.45%) ▲충북(-0.31%) 순으로 하락했다.서울은 송파가 6.30%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송파는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 두 자릿수 상승한 부담이 컸다.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대단지가 크게 하락했다.이어 ▲도봉(-4.40%) ▲강동(-3.99%) ▲노원(-2.83%) ▲강북(-2.21%) ▲성북(-1.71%) ▲관악(-1.43%) ▲중구(-1.33%) ▲금천(-1.20%) ▲강서(-1.00%) 등이 하락했다. 작년 오름폭이 컸던 노원, 도봉 등 외곽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전세시장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재계약이 늘어난 데다 대출 부담으로 월세선호 현상이 이어졌다.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2.79%를 기록하며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08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14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지역별로는 인천이 6.54%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2021년 전셋값이 20% 이상 오른 부담이 컸고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됐다.인천은 과거 10년(2012~2021년) 동안 평균 1만7000여 가구가 공급됐지만, 2022년(4만2515가구)과 2023년(4만4984가구)에는 그 두 배가 넘는 아파트가 입주하게 된다.그 뒤를 이어 세종이 5.77% 내렸다. 세종은 2020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당시 아파트 전셋값이 34.59%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이전 논의가 조용히 가라앉았고 고금리 영향 등으로 1년 이상 하락세가 계속됐다.이어 ▲대전(-4.57%) ▲대구(-4.32%) ▲서울(-2.96%) ▲경기(-2.39%) ▲부산(-2.11%) 등이 하락했다. 대체적으로 매매가격 낙폭이 큰 지역이 전셋값도 크게 빠졌다.14년만에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 전환된 서울은 송파가 9.05%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고금리로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단지가 몰린 방이동과 신천동, 잠실동 중심으로 매물이 적체되면서 하락폭이 컸다.강동은 대단지가 많은 상일동, 고덕동, 암사동 등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8.60% 하락하면서 뒤를 이었다. 이어 ▲종로(-4.53%) ▲관악(-4.48%) ▲성북(-4.10%) ▲중구(-3.93%) ▲구로(-3.42%) ▲광진(-2.97%) ▲강북(-2.90%) 등이 하락했다.부동산R114는 내년에도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금리도 중장기적으로 4%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잖고,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 회복이 쉽지 않아 부동산 시장 약세 경향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