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인수 포기… 전환사채가 발목 잡아코로나19 엔데믹 이후 OTT 전반적 성장성 둔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비용 부담 속 적자 이어져… "매력 없다"
  • 왓챠 ⓒ연합뉴스
    ▲ 왓챠 ⓒ연합뉴스
    LG유플러스가 OTT 플랫폼 왓챠의 인수를 포기하면서 향후 매각 행보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OTT업계의 전반적인 성장이 둔화된 상황인 만큼,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시기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발과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상환 등을 이유로 왓챠 인수 논의를 중단했다.

    앞서 왓챠는 지난해 말 CB를 발행해 두나무와 벤처케피탈(VC) 인라이트벤처스 등으로부터 490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 LG유플러스가 왓챠를 인수할 경우 해당 금액을 즉시 상환해야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기존 재무적 투자자들이 구주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신주 발행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반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왓챠의 향후 매각 행보에도 난항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OTT업계가 침체에 빠져 있는 데다, 왓챠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만 봐도 OTT업계의 침체 상황을 알 수 있다. 2021년 11월 기준 넷플릭스의 MAU는 1253만 명, 웨이브 457만 명, 티빙 396만 명, 왓챠 129만 명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11월 기준 넷플릭스의 MAU는 1092만 명, 웨이브 420만 명, 티빙 430만 명, 왓챠 82만 명 등으로 KT 시즌과 합병법인을 출범한 티빙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OTT가 하락세다.

    실적 전망도 어둡다. 왓챠의 지난해 매출은 7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8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54억 원에서 248억 원으로 늘어났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비용으로 인해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OTT의 투자금이 약 20조 원에 달하는 가운데, 티빙 역시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2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이다.

    OTT 플랫폼의 경쟁력이 퀄리티를 갖춘 오리지널 콘텐츠 보유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투자 규모를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해외에 비해 정부의 지원도 미흡한 상황이다 보니 실적 개선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OTT업계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면서 적자난에 빠진 상황”이라며 “코로나 특수까지 끝난 상황에서 매력도가 떨어진 왓챠가 새로운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