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IB, 내년 국내 증시 2700~2800선 낙관국내 증권사 작년과 달리 잇달아 보수적 전망치 내놔목표주가 근거 살펴보고 전망치는 의견 참고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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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잇달아 내년 국내 증시 전망치를 내놓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과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가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2700~280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올해 코스피가 35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며 낙관했던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엔 일제히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발간한 '2023년 한국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지수가 27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코스피가 약세장에서 2100선까지 밀릴 수 있지만, 강세장에선 3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매크로 환경과 정책 요소를 종합했을 때 내년 코스피 하방 압력보다는 상방 압력이 높다"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3개월 내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이미 1300원 초반에서 하향 안정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달 말 낸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목표치를 2750으로 제시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했다. 작년 11월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Marketweight)'으로 낮춘 지 1년 만에 의견을 바꾼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 이익에 대한 단기적인 전망은 좋지 않아 2023년 마이너스 성장이 기대되지만, 2024년에는 26%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주식시장은 펀더멘털(기초여건) 변화에 앞서는 것을 고려했을 때 내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JP모건 또한 최근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2700∼2800으로 제시하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반도체 사이클 회복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같은 전망은 국내 증권사 예상치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코스피 예상 밴드는 2000~2600선이다.

    증권사별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 폭은 ▲SK증권 2000∼2450 ▲하나증권 2050∼2550 ▲현대차증권 2050∼2570 ▲메리츠증권 2100∼2600 ▲신한투자증권 2000∼2600 ▲대신증권 2050∼2640 ▲한국투자증권 2000∼2650 ▲교보증권 2200∼2650 ▲유진투자증권 2300∼2700 ▲NH투자증권 2200∼2750 ▲IBK투자증권 2000∼2800 등이다.

    이는 앞서 지난해 말 올해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할 것이라며 일제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말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를 전망하면서 목표지수로 3000선 이상을 잡았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를 3600선으로, 신한금융투자·현대차증권은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 상단을 3500선으로 각각 제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변동 폭으로 2800∼3400을 내놨다.

    그러나 연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에 나서자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일부 증권사들도 3∼4월 중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 하단을 부리나케 낮췄다.

    국내 증시를 놓고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 정반대의 전망이 나오는 데는 외국계 투자회사들조차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내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IB들의 시각도 연준의 긴축 방향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라며 "연준이 내년에 긴축 완화로 선회하는 쪽에 방점을 두는 기관은 내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긴축을 이어 갈 것으로 보는 곳은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증권사 전망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증권사 의견이 항상 맞지도, 항상 틀리지도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며 "최종 주가 전망보다는 왜 이런 결론을 주장하는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투자 판단과 비교하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