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넘자-⑤]지난해 국제선 이용객 팬데믹 이후 첫 1000만명 돌파IATA “올해는 2019년 대비 85.5% 회복할 것”中 코로나 위협 크지 않아, 하반기 정상화 전망
-
올해도 경기침체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항공업계가 ‘버티기 전략’을 이어가며 여행 수요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건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닫혔던 국제선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올해 본격적인 실적 회복 국면에 돌입, 이전과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노선 증편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어두운 경기 전망이나 코로나19 변이 등 불확실성에도 모처럼 늘어나는 여행 수요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국제선 첫 1000만 돌파… 하반기 회복 빨라진다국토교통부 항공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여객은 1176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616.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1000만명 돌파다. 특히 12월 한달동안에만 국제선 여객이 전월 대비 31.5% 증가한 405만명에 이르렀다.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낸 성명에서 올해를 전 세계 항공사들이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턴어라운드’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봤다. IATA는 올해 여객 수요가 40억명을 돌파하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85.5%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국내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백승한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23년 국제선 여객 수요가 2019년 대비 92% 수준인 최대 8271만명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일본 여행객은 최대 1972만명까지 늘어나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평가했다.
-
항공사들은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관찰되며 국제선 증편으로 여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대한항공은 최근 인천~삿포로·오키나와를 오가는 노선을 재개하고 일본 노선을 주 왕복 88편으로 60% 확대하며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주 5회 운항하던 인천~하와이 노선을 지난달 22일부터 매일 운항하고 있다. 김포~오사카 노선도 운항 중단 후 3년 만에 재개해 오는 13일부터 매일 2회씩, 주 14회 운항한다.저비용항공사(LCC)들도 새해부터 노선 증편과 신규취항으로 분주하다. 제주항공은 이달 18일부터 인천·부산~타이베이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2020년 2월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2년11개월 만이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부산~괌 노선을 주 7회로 늘렸으며 인천~나트랑,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에 신규 노선 취항했다. 지난달 21일부터 기존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치앙마이 노선과 인천~나트랑 노선을 주 7회로 3회씩 늘려 운항하고 있다.◇ “中 코로나 유입 위협, 하반기 정상화 가능”회복세에 접어든 항공업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른 중국발 코로나 유입과 미국에서의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업황 회복이 주춤할 수 있으나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팬데믹 3년간 충분한 면역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평가다.이윤철 한국항공대 교수는 “개인적으로 지금이 코로나 시국의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한다”며 “중국발 코로나 확산이나 변이 발생 우려가 남아 있어 올해 상반기는 비교적 완만한 수요가 예상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그동안 중국이 워낙 독특한 방역 정책을 썼기 때문에 이로 인한 위기는 어떻게 보면 중국의 항공시장 수요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상반기 속도조절을 거쳐 하반기엔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며 “코로나 변이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향후 심각한 변이가 나오더라도 코로나 발생 초기처럼 항공시장이 완전히 위축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LCC의 실적도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진에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2019년 1분기 이후 1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도 영업손실 폭을 3억원으로 줄이며 흑자에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
◇ 한숨 돌린 유가… 환율 더 내려야지난해 항공업계는 유가·환율·금리 모두 치솟는 ‘3高’ 현상에 직격탄을 맞았다.유류비는 항공사의 전체 영업비용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만큼 고유가 현상은 항공사에 있어 대표적인 악재다. 또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비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환율이 오르는 만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최근 들어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며 우호적인 환경 조성되고 있으나 변동성이 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업계는 지금처럼 유가가 내렸을 때 항공유 미리 사두는 항공유 헤지(위험회피)나 유가 선도계약을 통해 변동 위험성을 대비하고 있다. 또 환헤지로 환율 민감도를 낮춰 고환율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대한항공의 경우 원화 고정금리 차입을 더 늘리고 차입 통화를 엔화 등으로 다변화해 달러 차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70원으로 1400원을 넘나들던 때보다 크게 내렸지만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떨어져야 본격적인 업황 회복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화투자증권은 항공산업 분석 리포트를 통해 “최근 유가와 환율은 상대적으로 개선됐다 정도이지 절대적으로 봤을 때 항공사 영업에 있어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상시기였던 2018~2019년 평균 환율이 1100원대였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