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트렌드는 ‘가성비’… 저렴하고 높은 만족도 찾아10만원 미만 선물세트 수요 작년보다 높아져 고물가, 대면 설에 소비심리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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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금리, 물가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는 최대 명절로 곱히는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의 선물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고가의 선물세트보다는 실속 상품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 이로 인해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은 ‘가성비’가 상품을 고르는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는 중이다.주요 유통업계는 일찌감치 중저가, 가성비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중이다.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세트는 ‘가성비’가 주요 트렌드가 돼 가고 있다.실제 GS샵에 따르면 올 설 선물의 구매 건 수는 지난해 대비 15% 증가했지만,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제품의 비중이 같은 기간 18%포인트 상승해 전체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에는 10만원 미만 제품이 10건 중 6건이었다면, 올해는 10건 중 8건은 저렴한 제품이라는 뜻이다. 30만원 이상 선물세트의 비중은 9%에서 2%로 줄었다.실제 이런 분위기는 유통업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중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서 ‘가성비’ 축산 선물세트로 10만원 미만의 ‘물가안정 기획세트’를 구성한 결과 축산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 설 대비 30%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의 미국, 호주산 축산 선물세트가 지난 설 대비 3배 이상 팔려나갔다.이렇다 보니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상징이었던 백화점 선물세트도 비교적 저렴한 가성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현대백화점은 올해 설을 겨냥해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컨셉으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유명 셰프와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적용한 스테이크 선물세트부터 조명·와인잔·커트러리 등 다양한 잡화 상품까지 출시한 것. 신세계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이탈리아 와인 등을 비롯해 디켄터, 오프너, 와인잔 등 다양한 상품을 설을 맞아 선보이고 있다.홈플러스도 올해 설 선물세트 본판매를 통해 ‘가성비’ 선물세트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최대 40% 할인, 단품 할인 강화, ‘1+1’, ‘2+1’, ‘3+1’ 등 구매 수량별 1세트 추가 제공 행사를 진행 중이다.설 선물세트에서 ‘가성비’가 중요해진 것은 소비 여력 감소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상품의 가격인상과 더불어 꾸준히 금리인상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임금 인상률은 이에 못 미치면서 가처분 소득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올해 설이 3년만의 ‘비대면 설’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비대면 명절로 인해 고가의 선물이 소비됐던 반면 대면 명절이 돌아오면서 고가의 선물 대신 직접 찾아뵙는 풍경이 일상화됐다는 분석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과 비대면 명절로 인한 고가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단순히 가성비 뿐만이 아닌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다양한 선물세트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