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7개월만에 1240원대취업자수 3개월 연속 감소세환율안정·고용약세에도 최종 3.5% 전망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때 1444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7개월만에 124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통화당국의 긴축기조가 완화될 지 관심이 쏠린다. 3개월 연속 취업자수도 줄어드는 등 고용지표도 약세전환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39.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일 마감된 1343.5원 보다 4.5원 떨어진 가격이다. 환율은 지난해 10월 25일 장중 1444.2원까지 올랐다 이후 가파른 하락을 기록 중이다. 전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 기대감이 퍼지면서 25.1원 급락하기도 했다.

    환율 안정세에 한국은행의 금리 선택지도 넓어졌다. 한은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지만, 환율이 안정됨에 따라 동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준금리를 높이면 외화 유입이 늘어나 환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채권시장도 금리 동결을 의식하고 있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104% 하락한 3.577%에 거래됐다. 현재 기준금리(3.25%)와 차이는 0.327%p에 불과하다. 증권사 한 채권 운용역은 "동결을 보는 시장 참가자가 생각보다 많다"며 "정부도 이제 금리를 그만 올렸으면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부쩍 위축된 고용지수도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지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계절조정 취업자수는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9월 2만2000명 줄었고, 10월에는 5000명 감소로 다소 완화됐다고 11월에는 2만8000명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는 코로나19 초기 고용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2020년 4월 이후 약 2년 반만이다.

    다소 안정되긴 했지만 부동산 시장 유동성 위기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오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은 10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은은 만기 도래시점에 대내외 충격이 겹칠 경우 유동성 위험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둔촌주공 재개발 계약을 앞두고 대규모 규제해제를 단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은이 이달 금리동결을 결정하더라도 2월 금통위에서는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월은 미 연준의 FOMC 회의가 없기 때문에 쉬어갈 수 있지만, 내달 1일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한은도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의 2월 금통위는 내달 23일 열린다. 연준은 2월과 3월 회의에서 차례로 0.25%p씩 올려 최종금리 5.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p 인상과 동결 소수의견을 예상한다"며 "살얼음판 같은 자금시장 분위기에도 물가는 여전히 높고 연준 긴축 기조도 명확한 상황이어서 한은도 연속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