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머스크 등 육상-해상-항공 잇는 인프라 구축불황 대비할 경쟁력 확보 위한 종합물류업 진출 눈길HMM, 해운업 집중하며 15조 중장기 투자 집행
  • ▲ HMM 누리호. ⓒHMM
    ▲ HMM 누리호. ⓒHMM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해운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스위스의 MSC,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의 CMA CGM 같은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물류기업과 항공사, 항만의 지분을 발 빠르게 사들이고 있다.

    MSC는 2021년 브라질 물류기업 로그인 로지스티카 인수에 이어 같은 해 프랑스 물류기업인 볼로레 로지스틱스의 아프리카 사업부를 품었다. 인수 대상에는 아프리카 8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16개 터미널, 80여개 대리점, 철도운영권 등이 포함돼 육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MSC는 항공 서비스 제공하는 ‘MSC 에어카고’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항공물류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머스크는 2021년 12월 홍콩 LF로지스틱스의 아시아 계약물류 사업을 36억 달러(한화 약 4조4200억원)에 사들이면서 아시아 시장에서의 육상 인프라를 확보했다. 또 2025년 개장 예정인 브라질 수아페 항만 사업에 단독으로 개발에 참여하면서 항만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머스크도 항공물류 진출에 팔을 걷어부쳤다. 지난해 4월 ‘머스크 에어카고’를 설립한 머스크는 덴마크 항공사인 스타에어와 독일 항공물류회사인 세네터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며 항공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CMA CGM도 네덜란드 물류기업 세바 로지스틱스의 지분 25%를 인수하고 자동차 물류전문업체 제프코와 배송전문기업 콜리스프라이브를 사들였다. 여기에 미국 LA항 터미널 지분 확보에도 나서며 육상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CMA-CGM은 가장 먼저 하늘길 선점에 나섰다. 2021년 2월 ‘CMA-CGM 에어카고’를 설립하며 항공물류 시장에 뛰어든 CMA-CGM은 물류계열사인 세바 로지스틱스에 선복을 우선 제공하는 등 계열사 간 협력으로 육상과 해운, 항공을 연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지난해는 에어프랑스 지분 9%를 인수하며 종합물류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해상을 넘어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는 경기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운임 영향이 크다. 올해는 경기 둔화 전망으로 해운운임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짙다. 대표적인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20일 기준 1029.75포인트로 1년 만에 80%나 떨어졌다. 해운업은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호황일 때 불황을 대비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반면 국적 선사인 HMM의 경우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은 신중하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따라가기'식 투자보다는 당분간 본업인 해운업에 집중하며 글로벌 선사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한동안 이어질 불황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HMM은 지난해 7월 오는 2026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사업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선박,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하드웨어에 10조원, 친환경 연료와 종합물류 등 미래 전략 사업에 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HMM 관계자는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전환이든 해운산업만 파고드는 것이든 어느 것이 정답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며 “지난해 발표한 컨테이너 선복량 확대, 벌크선 확보, 글로벌 항만시설 투자 확대 등 투자 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