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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에 중산층 지원 '딜레마'… "현금 살포식 추경은 삼가야"

尹 "중산층도 난방비 경감" 지시… 지원대상 확대 시 추경 불가피추경호 "물가상승 부추기는 재정정책 안돼"… 횡재세 도입도 반대경제전문가 "중산층은 에너지소비량 고려… 추경 3조~4조로 최소화해야"

임정환·이희정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3-02-06 14:30 | 수정 2023-02-06 14:34

▲ 주택가의 도시가스 배관.ⓒ뉴데일리DB

난방비 폭탄에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중산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중산층도 에너지 부담이 급증한 만큼 일정 부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했던 '전 국민 지원금' 형태의 현금 살포식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중산층 난방비 지원 여부와 세부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산층과 서민의 난방비 부담을 덜어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난방비 폭탄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26일 취약계층의 겨울철 에너지바우처(이용권) 지원금액을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2배 올리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117만6000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정부는 이달 1일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59만2000원씩을 지원하는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중산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난방비를 지원할 경우 적잖은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위해 기존 예산 800억 원에 예비비 1000억 원을 더해 총 18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원 대상을 중산층까지 넓히면 예비비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해진다.

재정건전성 회복을 기치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물가 때문에 어려워서 추경을 하자고 하는데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재정정책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고 사실상 추경 편성에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재원으로 주장하는 횡재세에 대해서도 "기업이 수익이 나면 법인세를 통해 내는 게 건강한 방법"이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1000조 원대로 불어난 나랏빚도 부담이다. 이미 올해 본예산을 처리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터라 추경을 편성할 경우 대부분을 적자국채로 발행해 충당해야 하는 처지다.

여당으로서도 추경 편성에 드라이브를 걸기가 녹록잖은 실정이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퍼주기식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문제 삼아 왔던 데다 야당이 난방비 지원금 7조2000억 원을 포함해 31조 원대 민생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선수를 치고 나간 상태여서 차별성을 부각하기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 주택가에 설치된 보일러 연통.ⓒ연합뉴스

그러나 적잖은 경제전문가는 급등한 에너지비용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겨울철 한파와 도시가스료 인상이 맞물리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이 커진 데다 버스·지하철 등 공공요금발 물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숨통을 틔워주지 않으면 경기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3개월 만에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전기·가스·수도는 28.3% 상승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했던 퍼주기식 현금 살포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에너지 소비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사오는 가격이 워낙 높아진 데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요금 인상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중산층으로 난방비 지원을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선 "중산층도 급등한 에너지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어느 정도 지원은 필요해 보인다"면서 "다만 대규모 추경은 곤란하다. 물가 상승압력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 국민 지원금 형태의) 일괄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성 교수는 "중산층의 경우 논의를 통해 일정 기준의 에너지 소비량을 정하고 그 기준 밑으로는 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일정 금액의 지원금 규모를 정하는 게 아니라 지원 가능한 에너지 소비량을 책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성 교수는 재원 확보와 관련해선 "일정 부분, 3조~4조 원 수준의 두 자릿수를 넘기지 않는 규모의 추경 편성은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 "본예산을 찾아보면 일회용 복지성 예산이 적잖다. 추경 편성에 앞서 이런 예산을 적극 찾아내 난방비 지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임정환·이희정 기자 eruca@newdailybiz.co.kr,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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