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연금 차기 인선 압박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정조준구 대표 외부 일정 강행… 정면 돌파로 해법 마련 나서"정치권도 국민연금도 뚜렷한 대안 없어"… 디지코 정공법 외풍 불식 여부 촉각
  • KT 차기 대표 인선이 정부와 국민연금의 압박으로 안갯속에 빠졌다. 정공법을 꺼내든 구현모 대표가 외풍을 뚫고, 연임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8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KT 이사회는 구 대표를 차기 주총에 추천할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구 대표 추천 배경으로는 재임 기간에 서비스매출 16조원 돌파, 주가 90% 상승 등 주주가치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KT 직원 대다수가 소속된 제1노조 역시 구 대표의 연임을 강력 지지하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KT 지분 9.0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발목 잡기에 나섰다. 소유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지배구조 확보한 기업과 다른 측면에서 강화해야 한다고 문제 삼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구 대표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금융위 업무보고 토론회에서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주장처럼 소유분산 기업의 제도개선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

    김영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구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비판한 바 있다.

    정부와 국민연금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KT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도 안갯 속이다.

    하지만 구 대표가 외부 일정을 강행하면서 연임에 대한 의지를 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주총까지 40여 일 남은 시간 연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오히려 정면 돌파라는 카드를 택한 것.

    구 대표는 9일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진행하는 '2023년 코퍼레이트 데이'에 참석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KT의 2022년 4분기 실적과 향후 사업 방향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글로벌 디지코 행보도 지속 중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26일 몽골을 방문해 희토류 등 몽골 광물을 국내로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외국 기업인 최초로 몽골의 국가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위촉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3'에도 참석한다. 그는 GSMA 이사회 멤버로 속해 있으며, '공동 창조의 시간인가'를 주제로 키노트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구 대표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의 우호 지분인 현대차 ·현대모비스(7.79%), 신한은행(5.58%) 및 해외주주들의 지분이 더해진다면 국민연금(9.09%)과의 싸움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 대표 인선을 둘러싼 잡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문제는 정치권도 국민연금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발목만 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구현모 대표의 KT는 괄목할 만한 성과는 물론 전문가로서 미래 제시를 명확히 하고 있다"면서 "디지코 정공법이 외풍을 불식시키고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