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시스템오류·유지관리 소홀로 '빛좋은 개살구'건설사앱 평점 2점대 머물러…'e편한세상'만 선전로그인 안되고 구동 느리고…월패드 해킹 등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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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스마트홈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입주후 시스템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대폰 플레이스토어와 부동산관련 인터넷커뮤니티 등을 보면 스마트홈의 잦은 시스템 오류와 업데이트 지연 등 불만이 적잖다.최근 몇년새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설사가 크게 늘어나면서 요즘 분양하는 웬만한 아파트에는 스마트홈 서비스가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스마트홈이란 홈네트워크시스템에 IoT기술을 접목해 집안에 있는 가전기기·조명·가스·도어록·난방·엘리베이터호출·주차확인·감시카메라 등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 및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기존에는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어했다면 근래에는 스마트폰앱을 통해 집외부에서도 제어할 수 있게 편의성이 향상됐다.여기에 최근에는 자동인식 기능을 통해 문열림, 엘리베이터 자동호출 등 손을 대지 않아도 제어할 수 있도록 기술이 발전했다. 또 AI기술을 추가해 음성으로 가전기기나 세대 내부시스템을 컨트롤 할 수 있게 진일보하고 있다.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한 첨단기술 개발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2016년 2월 업계최초로 스마트홈 플랫폼 '하이오티(Hi-oT)'를 도입한 현대건설의 강점은 확장성이다. 기존 스마트홈시스템에 음성인식시스템인 '보이스홈'과 '광플라즈마 살균·청정 환기시스템' 등을 더했고 현대차와 협업해 차량에서 집안을 제어하는 '카투홈' 기능을 추가했다.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A.IoT플랫폼'은 AI를 접목해 스마트홈의 자동화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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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기술개발에만 몰두할 뿐 유지·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점이다. 각 건설사 스마트폰앱 평점은 낙제점에 가깝다. 특히 GS건설 '자이 스마트홈'과 대우건설 '푸르지오 스마트홈' 경우 각각 1.6점, 1.4점으로 5점 만점에서 2점도 채 되지 않는다.14일 기준 10대건설사 스마트홈앱 평점을 분석한 결과를 순위별로 살펴보면 △1위 DL이앤씨 'e편한세상 스마트홈2.0'(4.4점) △2위 SK에코플랜트 '누구 스마트홈'(2.7점) △3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하이오티 스마트홈'(2.5점) △4위 삼성물산 '래미안 스마트홈'(2.4점) △5위 포스코건설 '더샵 AiQ 홈'(2.2점) △공동 6위 롯데건설 '롯데 스마트홈'(2.0점),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스마트홈2.0'(2.0점) △7위 GS건설 '자이 스마트홈'(1.6점) △8위 대우건설 '푸르지오 스마트홈'(1.4점) 순으로 확인됐다.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과도하게 느린 앱 구동속도와 잦은 시스템오류, 뒤늦은 유지보수 관리 등이 주로 지적됐다.최근 A아파트에 입주한 엄모씨(38)는 "분양광고만 보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 각종 스마트홈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우선 앱 로그인부터 오류가 빈번한데다 구동속도까지 느리니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건설사 피드백이 너무 늦다는 불평도 나온다. 한 스마트홈앱 사용자는 리뷰게시판에 "보통 시스템 관련 하자나 개선사항이 생기면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시공사에 의견을 전달하는데 답장이나 대응이 하세월"이라며 "신기술개발도 좋지만 입주 후 유지관리에도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월패드를 통한 해킹 등 보안문제도 취약한 부분으로 꼽힌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홈 시스템은 모든 기기와 가구가 하나의 네트워크망으로 연결돼 어느 한곳만 뚫려도 단지 전체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며 "ISMS-P 획득 등 건설사들 보안강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은 기업 보안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로 10대건설사중에서는 GS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만 취득한 상태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스마트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우선 기술개발부터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앞으로는 빠른 오류해결 능력과 추가기능을 원활히 탑재할 수 있는 기술적 유연성이 스마트홈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