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 대신 HSD엔진 인수… “사업 시너지 더 높아”사업 재편·신사업 재편으로 김동관 영향력 확대㈜한화 지분 확보 관건… 현재 4.44%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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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에 나서며 조선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건다.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최대주주인 인화공정과 HSD엔진 지분 32.77%를 양수하는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기존 주주 주식 19%를 인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해 신주 14%를 추가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는 약 2269억원 규모로, 지난해 한화임팩트 자기자본의 5.76%에 달하는 규모다.HSD엔진은 선박용 엔진시장 세계 최대 생산업체 중 하나다. 친환경 기자재 및 발전설비 생산도 가능한 기술과 제조 역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에 HSD엔진의 제조능력을 더해 이중연료 엔진 생산 등 국제적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한화는 다음주부터 실사를 시작해 4월경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는 자체 생산‧기술력으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수직계열화 이룰 수 있게 된다. 단 한화는 중대형 엔진을 만드는 HSD엔진 인수에 따라 소형 엔진을 만드는 STX중공업 인수에서는 손을 뗀다는 방침이다.한화그룹 관계자는 “STX중공업은 중소형 엔진 전문기업이지만 HSD엔진은 이미 중·대형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며 “STX중공업보다는 HSD엔진을 인수하는 것이 사업 시너지 효과 등에서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한화가 기존 방산‧태양광‧화학에 이어 조선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본격 육성에 나선모양새다.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과 신사업 육성 등 일련의 작업은 김동관 부회장의 영향력 확대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까지 두 차례 조선업 관련 딜은 모두 김동관 부회장의 승진 후 이뤄졌다.김 부회장은 작년 8월 인사를 통해 그룹의 부회장직과 함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한화 전략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등 3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한화솔루션에서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항공‧방산‧우주 포트폴리오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총괄하는 형태다.인사에 앞서 한화그룹은 대규모 사업 재편을 통해 그룹 내 주력산업인 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 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존 방산 부문은 대표이사 중심으로 운영돼 김 부회장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하지만 사업 재편을 통해 그룹 내 방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에너지 사업과 방산사업이 김동관 부회장 영향력 아래 놓이며 장남 중심의 승계구조가 명확해진 셈이다.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김 부회장이 주요 보직으롱 ㅣ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들이 참여했다.HSD엔진 인수에 나선 한화임팩트 또한 한화에너지의 자회사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에 이어 ㈜한화의 2대주주이자 삼형제(김동관‧김동원‧김동선)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특히 김동관 부회장의 지분이 50%로 가장 높아 그룹 승계의 핵심 계열사로 분류된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지분은 각각 25%에 불과하다. 한화임팩트 성장은 모회사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그림이다.김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한화그룹 승계 시계가 더욱 빠르게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승계작업이 마무리되려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 지분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 지분은 4.44%에 불과하다.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적으로는 ㈜한화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면서 “당분간은 한화임팩트나 한화에너지 등의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