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하락세, 매년 철수설 나와현지 경영정상화, 공략 의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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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부진한 중국 시장에서 올해 반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 등에 따르면 2022년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40만300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27만3000대, 기아는 13만대 수준으로 두 브랜드를 합친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 180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7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2017년 114만6000대로 30%이상 급감했고, 2019년 94만8000대로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밑돌게 됐다. 2020년에는 66만5000대, 2021년에는 44만대를 기록했다.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사태로 중국 내 ‘한한령’이 거세진 데다 중국 전기차 시장 팽창의 수혜가 자국 브랜드 성장에 돌아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중국 내수시장에서만 전체 판매량의 60%가 넘게 팔렸다. 중국 브랜드 ▲BYD(187만대) ▲상하이자동차(98만대) ▲지리차(65만대)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51만대)을 앞섰다.

    현대차 중국 합작사 베이징현대는 2020년 1조1700억원, 2021년 9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베이징현대가 공장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현대차그룹의 중국시장 철수설도 매년 불거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2022년 3월 베이징현대에 자본금을 1조원 넘게 늘리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2002년에 설립한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브랜드 2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현지 판매 라인업을 모두 친환경차로 구성하는 한편, 판매목표를 50만대로 설정했다. 올해부터 매년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13개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2위 도전과 더불어 친환경차 비중을 높이는 현대차에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장 사장은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사업은 반드시 정상화해야 하는 중요한 한 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용 모델 출시와 고급차 부문 제네시스 출시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지 맞춤형 SUV 모델 ‘무파사’의 출시를 앞두고 있고, 기아도 EV6를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올해 G80과 GV70 전동화모델을 출시하면서 친환경차 시장에서 고급차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월 전기차 판매량은 33만2000대로 전년 대비 6.3%, 전월 대비 48.3% 감소했고 이에 전기차 업체들의 실적도 엇갈리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 탑재 의무 규정으로 중국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가격경쟁에 숨통이 트이며 시장이 재편될 조짐을 보인다.

    현대차가 올해 중국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20%가량 높은 30만6000대, 기아는 91% 증가한 17만대로 세웠다. 이는 글로벌 권역 목표 중 가장 높은 증가폭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와 기대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2위를 내다볼 수 있는 현대차로서는 중국 시장 판매량 정상화가 매우 절실하다”며 “올해도 중국 시장 공략은 쉽지 않겠지만,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