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애플워치 심전도 기능 특허 침해 판결…판매금지 위기웨어러블 건강관리 기기 선두주자 이미지에 타격...삼성 갤럭시워치 '거센 추격'잠재력 큰 '헬스케어' 기능에 투자 봇물...스마트워치 시장 구도 변화 기대
  • ▲ (왼쪽부터) 애플워치 시리즈8, 애플워치 울트라, 애플워치 SE. ⓒ연합뉴스
    ▲ (왼쪽부터) 애플워치 시리즈8, 애플워치 울트라, 애플워치 SE. ⓒ연합뉴스
    '손목 위의 주치의' 역할을 하기 위해 스마트워치 기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애플워치가 특허침해 문제로 미국 내 판매 금지 위기에 처했다. 삼성도 갤럭시워치에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스마트워치 시장 판도를 바꿀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2월 의료기기 회사 얼라이브코어가 애플을 대상으로 제기한 심전도(ECG) 기술 특허 침해 소송에서 얼라이브코어의 손을 들어주며 미국 내에서 애플워치 최신모델의 판매가 금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애플워치4 시리즈부터 최근 출시된 8 시리즈까지 모두 판매 및 수입 금지에 해당된다.

    다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애플워치의 수입 및 판매 금지 조치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실제 집행이 중단될 수 있다. 대통령은 앞서 검토를 통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지난 12일부터는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늦어도 이번주 내에는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는 애플이 스마트워치 최신 모델에서 강조하고 있는 심전도, 심박수 모니터링 기능과 관련한 것이라 애플워치의 향후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인 '건강관리' 콘셉트와도 뗄 수 없는 이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를 단순히 웨어러블 기기에서 더 나아가 '손목 위의 주치의' 개념으로 확장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어 이번 특허 침해를 가벼운 법적 공방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애플워치가 특허공방으로 판매금지 위기에 처한 순간에도 경쟁사들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스마트워치 시장 1위는 애플로 점유율 26%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삼성전자가 점유율 12%로 뒤쫓는 2강 구도다. 아직은 애플이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점하고 있지만 건강관리 기능을 앞세워 스마트워치 역할이 변하는 모멘텀을 맞아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 ▲ 갤럭시워치4 건강관리기능 사용 모습 ⓒ삼성전자
    ▲ 갤럭시워치4 건강관리기능 사용 모습 ⓒ삼성전자
    삼성은 최근 여성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인 '내추럴 사이클스'에 투자하고 협력해 온도 기반 생리주기 예측 알고리즘을 자사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에 탑재키로 했다. 생리주기 추적과 같은 의료용 기능을 갤럭시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게 국내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의료제품 허가도 받았다.

    갤럭시워치로 생기주기 같은 정보를 트래킹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건강관리 전용 앱인 '삼성헬스'도 본격적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갤럭시워치 신제품인 갤럭시워치5에 이 기능을 탑재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삼성은 오는 2분기 중에는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32개국에서 신체 사이클 트래킹 기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규제와 기타 여건 탓에 애플워치에 비해 한발 뒤늦게 스마트워치에 건강관리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게 됐지만 삼성도 이 손목 위 주치의로서의 스마트워치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와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애플과 제대로 맞붙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애플이 이번에 건강관리 기능 관련한 특허 침해 이슈로 선두주자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삼성이 애플의 빈 자리를 공략할 수 있는 여지도 커졌다는 평가다.

    앞으로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워치에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헬스케어 관련 초기 기술 기업과 스타트업에 앞다퉈 투자하기 위한 경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삼성넥스트 같은 내부 투자 조직을 통해 글로벌 유망 헬스케어 기술 기업들에 일찌감치 눈독을 들이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