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금 가상자산 전환돼도 환급 가능통장협박·간편송금 관련 피해도 구제"4월 중 입법, 은행시스템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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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범위를 확대한다. 가상자산에도 보이스피싱법을 적용하면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됐더라도 피해자 구제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통장협박' 등 신종 보이스피싱 방식에 대해서도 피해대책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제2차 금융 분야 보이스피싱 대책'을 발표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규모는 2020년 82억6천만원(305건)에서 지난해 199억6천만원(414건)으로 급증했다. 금융권의 보이스피싱 대응이 강화되면서 범죄자금 입출금이 점차 어려워지자 자금 출금이 용이한 새로운 방식의 보이스피싱이 증가한 것.

    현행법상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피해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한 경우 피해자들은 구제를 받기 어렵다. 보이스피싱법상 금융회사 계좌에 대해서만 지급정지가 가능하고 가상자산거래소 계좌에는 지급정지가 불가능하기 때문.

    이에 따라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에도 보이스피싱법을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보이스피싱 발생 시 즉시 범인 계정을 지급정지하고 피해자 구제 절차를 진행한다. 지급정지 이후 금융회사와 동일하게 금감원은 범인의 채권 소멸 절차를 밟고, 이를 바탕으로 피해금을 환급한다.

    사기범이 피해금으로 구매한 가상자산을 쉽게 현금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나 전자지갑으로 전송할 때 숙려 기간(최초 원화 입금 시 72시간·추가 원화 입금 시 24시간)을 도입함으로써 일정 기간 피해금이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

    남동우 금융위 민생침해금융범죄대응반 단장은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들이 24시간 안에 피해사실을 인지한다"면서 "통일된 숙려 기간을 도입했을 때 피해금 상당부분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카톡 송금' 등 간편송금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확대와 관련한 대책도 마련했다. 간편송금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금은 2018년 7800만원에서 지난해 6월 기준 42억1000만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현재는 피해자가 간편송금 사업자로부터 '송금 확인증'을 받아 범인 계좌를 확인하는 데 약 2~3일이 소요된다. 간편송금은 은행 계좌 정보 없이 상대방 아이디, 전화번호 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

    이에 보이스피싱 신고 시 간편송금 사업자가 금융회사에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해 피해금이 어느 은행으로 갔는지 신속히 알 수 있게 했다.

    '통장 협박'이라 불리는 변칙 보이스피싱에 대한 구제 절차도 마련한다. '통장 협박'은 온라인상 계좌 번호 등이 공개된 자영업자에게 소액을 입금한 뒤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금융회사에 신고해 계좌를 묶어버리는 방식이다. 범인들은 지급정지 해제를 미끼로 자영업자에게 돈을 요구한다.

    피해 자영업자는 피해금 반환이 마무리되는 기간 동안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명의인 정보, 거래 내역, 합의금 요구 증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장 협박 피해 계좌라고 판단될 경우 지급정지를 일부 해제할 수 있도록 보이스피싱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오는 4월 중 의원 입법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