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금융기관 지방이전, 뼈아픈 손실""세계 금융중심지 금융네트워크를 기반 성장"당국, 연말까지 지방이전 계획안 승인 예정
  • ▲ 산업은행 이동걸 전 회장.ⓒ뉴데일리
    ▲ 산업은행 이동걸 전 회장.ⓒ뉴데일리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2일 "산업은행은 정치금융기관이 아니다. 국책금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을 추진한다면 국가 전체적인 관점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산업은행 이전 논란을 중심으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정책위원회 등이 공동주관한 것으로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해 산은이 서울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점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지방균형발전 차원서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산은 본점의 부산이전을 담은 지방이전 계획안을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궁극적으로 산은 본점 이전을 위해서는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고 명시한 산은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의 반발이 커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이동걸 전 회장은 "산은은 정책금융기관이지 정치금융기관이 아니다"라며 "산은은 기업과 긴밀히 소통해야 하는데 단순히 지역균형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그것은 지역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지도 않으면서 국가 전체에 뼈아픈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런던의 '시티 오브 런던'은 런던에서 가장 작은 행정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금융인 50만명이 모여 세계를 움직이는 금융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는 모든 금융기관이 한데 모여 집적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뉴욕의 월스리트,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금융중심지는 모두 이와 같이 금융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신속한 금융지원을 실행하는 것이 산은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면서 "산은은 그 역할과 기능상 기업들이 있고 기업들이 찾아오기 좋은 곳, 금융인프라가 집중된 곳에 위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지금껏 산은의 부산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산은 회장직에서 물러날 당시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 때 가장 특혜받은 지역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라며 "기간산업 등 알짜 산업이 다 집중돼 있는데 다른 지역은 도와주지 않고 오히려 뺏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