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 2월 말 기준 163.90… 14년 만에 최고견조한 수요로 신조선가 상승세 이어질 듯삼성重, 올해 1Q부터 21Q 연속 적자 끊어낼지 주목
  • ▲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견조한 수요로 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3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163.90으로, 2009년 2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조선가 지수는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지표다.

    최근 신조선가 지수는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5~2008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07년과 2008년 역대 최고 수준인 185, 178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시황 악화로 120~130선을 오르내리며 부진했다. 선가는 조선업황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지속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조선가는 조선업황을 반영한다. 높은 수요가 선박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높아진 선가야말로 조선사들의 가격협상력이 최대로 발휘된다는 증거다.

    현재 조선3사는 충분히 확보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신규 수주 물량에 상승한 원가를 충분히 전가하는 모습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북미 선사로부터 1조78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3척 수주했다. 척당 수주금액은 2억5500만 달러로, 17만4000㎥급 LNG운반선 기준 역대 최고 가격으로 수주실적을 올렸다.

    LNG운반선은 한국이 전 세계 발주량의 80%가량을 수주하고 있는 ‘효자’ 선박으로, 모든 선종을 통틀어 가장 가격이 높다.

    선가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노후 선박 교체 수요 등으로 발주 물량이 줄지 않고 있어서다.

    조선 3사는 이미 3년치 이상 일감이 확보된 만큼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계약만을 선별해 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3사는 모두 2년 연속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올해도 수주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기준 연간 수주 목표의 39%를 채웠으며 삼성중공업은 목표 대비 21%를 달성했다.

    조선업계는 수주 시점에 대금을 받는 것이 아닌 전체 계약금액 중 일부를 착수금으로 받고 선박 인도 시점에 전체 계약금액의 절반 이상을 지급받는 헤비테일 방식을 따르고 있어 수주 효과는 통상 2년 뒤에 나타난다. 2년 전 수주랠리 효과는 올해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1140억원의 영업 흑자를 낼 것으로 평가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1분기 각각 139억원, 96억원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이는 2021년 1분기 이후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되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7년 4분기 이후 21분기 연속 이어진 영업적자를 끊어내게 된다.

    김종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수주와 인도 시차로 인해 올해부터 조선사들의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올해도 카타르발 LNG선 수주가 이어지겠으며 탱커선 수주도 완만한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