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상승세KB 3.52%, 신한 3.65%, 우리 3.76%, 하나 3.7%기업들 자금조달 난항… 회사채 금리 상승
  • ▲ 5일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유동성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금리 변동폭도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 5일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유동성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금리 변동폭도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자본시장 유동성 불안은 가시질 않는 모습이다.

    시장금리가 재상승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는 등 자금조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형은행까지 가세한 자금조달 경쟁에 지난해 벌어진 유동성 위기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금리는 연 3.52~3.76%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3.76%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3.7%, 신한은행 3.65%, 국민은행 3.52% 순이었다. 지난달 3%대 초반까지 내렸던 것과 비교하면 30bp(1bp=0.01%p) 가량 상승했다.

    금리인상 영향에 지난달 말 NH농협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5조7006억원으로 3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 정부 개입으로 안정세를 찾던 시장금리가 다시 들썩거리는 셈이다.

    예금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66~6.06%로 한달 전과 비교하면 하단이 53bp 상승했다. 은행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채 금리(5년)가 같은 기간 3.889%에서 4.513%로 62.4bp 올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1~2주 사이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자금조달비용이 비싸졌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이 시중자금을 흡수하기 시작하면 중소 금융사들이나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3.7%, 3.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 또다시 자금조달 경쟁에 불이 붙으며 시장금리를 동반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

    두 달 연속 하락한 COFIX(코픽스)도 상승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코픽스 신규취급액 지표는 매월 신규 취급한 수신상품 금액의 가중평균금리로 1월 기준 3.82%다. 은행채 1년물 금리가 한달 새 3.56%에서 3.94%까지 오른 탓에서 정기예금 금리가 4%까지 상승하게 되면 코픽스도 다시 4%대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3일 4.08%에서 이달 4.58%로 상승전환했다. 높은 안정성으로 선호받는 한전채(3년)도 3.64%에서 4.34%까지 뛰어오르며 자본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채권시장 발작 증상을 일으켰던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위기와 비교할 때 아직 리크스가 크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미국의 긴축행보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