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청 타당성조사 추진…7000가구 입주로 교통수요↑인프라부족탓 '준강남' 무색…주변단지 집값반등 기대4·9호선 동작역 대체안 제시…"설득력 無" 반대여론
  • ▲ 흑석7구역 '아크로리버하임' 
 입구. 사진=박정환 기자
    ▲ 흑석7구역 '아크로리버하임' 입구.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 급행열차를 정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인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환승역도 아닌데 급행열차 정차는 적합하지 않다'며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흑석뉴타운은 웃음꽃이 피었다. 다만 인터넷커뮤니티를 시작으로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변수로 작용 수 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작구는 흑석역 급행열차 정차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진행중이다. 

    명분은 흑석동 재개발에 따른 인구증가로 인한 '교통난 해소'다. 7000여가구 입주와 한강수변공원 개발 등으로 교통수요 급증이 예상돼 적극적인 사전대처가 필요하다는 게 동작구 입장이다.

    연간 70만명이 방문하는 중앙대병원과 4만명이 통학하는 중앙대학교도 교통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해 11월 1억4700만원 예산을 배정해 '흑석역 급행열차 정차 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했지만 유찰됐고 다시 입찰공고절차에 들어갔다.

    동작구는 당초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 9호선측에 타당성조사를 요청했지만 협의가 불발돼 자체적으로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 용역계약이 완료되면 6개월간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역세권단지들은 급행열차가 정차할 경우 교통편의 향상은 물론 집값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흑석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흑석 일대는 '준강남'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교통수요 대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며 "아직 타당성조사 입찰단계임에도 급행역 전환 관련 내용이나 투자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대감은 매매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흑석역 초역세권인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 84㎡는 최근 13억9000만원(8층)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직전거래액인 13억5000원(10층)보다 4000만원 오른 액수다.

    단지인근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년전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 84㎡는 17억대중반에 거래됐다가 지난해 연말 시장침체 여파로 13억대로 떨어졌고 올들어 소폭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흑석역 급행추진과 뉴타운 재개발사업에 더해 최근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흑석역 급행열차 정차에 대한 반대여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실제 사업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흑석역에 급행열차를 정차할 경우 반대급부로 다른역이 급행역 지위를 뺏길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급행열차 특성상 정차역이 늘어날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 특히 흑석역은 한정거장 떨어진 동작역, 두정거장 떨어진 노량진역이 모두 급행정차역이라서 신규지정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에 흑석뉴타운 일부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낮은 동작역을 일반역화하고 흑석역을 급행정차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 통계에 따르면 흑석역 일평균 승하차량은 1만5983명, 동작역은 3422명이다. 다만 해당 데이터는 동작역 환승이용이 반영되지 않아 2개역 수요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래수요 증가를 이유로 4·9호선 환승역인 동작역 대신 흑석역을 급행정차역으로 바꾸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특히 흑석역이 급행으로 바뀌면 다른지역도 너도나도 같은 조치를 요구할 수 있어 꼼꼼한 정책설계와 주민협의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