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산업 급성장 속 역대 최대 규모 진행中 저가공세 속 기술력 승부… 전고체, LFP 등 공개“2026년까지 30조 투자, 2030년 배터리 세계 1위 도약”
  • ▲ '인터배터리 2023' 내부 전시장 모습. ⓒ이현욱 기자
    ▲ '인터배터리 2023' 내부 전시장 모습. ⓒ이현욱 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이 지난 15일 사흘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인터배터리 2023에는 477개사 1400부스가 참가했다. 이는 전년보다 104%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이며, 사전등록 관람객도 지난해(9623명)보다 3배 이상 증가한 3만4851명에 달했다.

    배터리 산업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지난 2020년 54조 원에서 오는 2030년 411조 원으로 10년간 연평균 6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배터리가 국내 수출 효자 산업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다소 냉랭하다. 최대 라이벌인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저가 공세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서다. 세계 1위 중국 CATL과 2위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이날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제품을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 ▲ LG에너지솔루션 사내독립기업 쿠루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LG에너지솔루션 사내독립기업 쿠루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개막 첫날부터 전시장 외부에선 관람객들이 출입증을 받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내부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다수 외국인 관람객도 눈에 들어왔다. 국내외적으로 높아진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단연 국내 배터리 3사 부스였다. 3사의 부스는 나란히 붙어있어, 각사의 기술과 제품들을 한눈에 보고 비교하기 쉽다.

    가장 큰 전시공간(총 648m2)을 차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셀을 최초로 선보였다. 셀이 탑재된 전력망 및 주택용 제품도 함께 전시됐다. 

    사내독립기업 쿠루의 BSS(배터리 교환 스테이션)도 처음 소개됐다. BSS는 전기이륜차용 배터리팩을 충전이 아닌 교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한층 높인 서비스로 올해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교환 시연을 진행한 쿠루 관계자는 “편의점 앞 등 생활 주변에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이 자리 잡으면 전기 이륜차를 사용하는 배달원들은 언제든 손쉽게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게 된다”며 “소음과 매연이 없는 전기 이륜차 사용이 보편화되면 국내 배달문화에 혁신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 ⓒ이현욱 기자
    ▲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 ⓒ이현욱 기자
    삼성SDI는 ‘볼보트럭 FM 일렉트릭'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차량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된다. 니켈 함량 91%의 하이니켈 양극재가 적용됐으며 상용 트럭 탑재를 위해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금으로 도색한 전고체 배터리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 특징이다. 

    회사는 국내 유일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파일럿 라인을 통해 올해 하반기 시제품 샘플 제작을 시작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 ▲ SK온이 국내 업계 최초로 선보인 LFP 배터리 시제품. ⓒ이현욱 기자
    ▲ SK온이 국내 업계 최초로 선보인 LFP 배터리 시제품. ⓒ이현욱 기자
    SK온은 각형 배터리에 힘을 실었다. 이 각형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가 특징이다. 회사가 올해 초 미국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급속충전(SF) 배터리는 18분 동안 80%까지 충전이 가능한데, 각형 배터리는 이 속도를 더 높였다. 기존 파우치형에 각형을 더함으로써, 공급처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FP 배터리 시제품도 공개됐다. LFP 배터리는 특히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도 적용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주행 거리는 짧지만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개막 행사에서 “배터리 분야에 2026년까지 30조원를 투자해서 2030년까지 배터리 세계 1위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격차 기술 선점을 위해 기술개발에도 많은 재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민관이 핵심 광물 확보와 통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