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자본잠식 해소 불구 재무부담은 여전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도 성장 둔화 예상기업결합 TF 발족, 경쟁당국 승인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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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대한항공과의 해외 기업결합심사 미종결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일정을 올 3월 31일에서 오는 6월 31일로 3개월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기존 4월 21일에서 7월 21일로 변경했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지연되는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도 더뎌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780.2%로 여전히 높고, 차임금의존도도 57.5%로 위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이후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쟁당국의 심사 일정이 연기되며 인수 시기도 해를 넘겨 올해로 넘어왔고, 올 들어서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일정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현재 양사 기업결합은 국내외 14개 경쟁당국 중 11곳의 심사를 통과했다. 아직까지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곳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다. 기업결합 2단계 심사에 돌입한 EU는 심사결과를 8월 3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며, 미국과 일본은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해외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위해 최근 원유석 대표이사가 팀장을 맡은 ‘전사 기업결합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존 TF는 전략기획본부장이 팀장이었는데, 대표가 직접 팀장을 맡는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새 TF는 임원 7명을 포함해 모두 42명으로 구성됐다. 여객·화물·재무·대외협력부문이 속한 ‘지원그룹’이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를 전담하고, 법무·전략기획부문을 주축으로 한 ‘총괄그룹’이 경쟁당국에 최종적으로 제출하는 문서의 취합·검토·자문사와의 의견조율 등을 맡는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성공하면 단숨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이 투입하는 1조5000억원 가운데 1조원은 운영자금으로, 5000억원은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해도 연결기준 자본금이 3721억원, 자본총계가 2047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45%를 기록, 부분자본잠식에 빠졌고, 3분기에는 자본잠식률이 64.1%으로 재무구조가 더 악화했다. 상장사는 완전자본잠식이거나 50% 이상 부분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 부분자본잠식 해소에 성공하며 급한 불은 껐다.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2281억원을 기록했고,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도 265억원으로 흑자를 낸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1조3832억원까지 증가했던 결손금도 연말 –8508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줄었다. 결손금은 기업의 적자를 누적해 기록한 금액으로, 결손금이 커질수록 자본총계가 줄게 된다. 이러한 결손금 항목이 개선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 1335억원에서 지난해 말 7156억원으로 급증, 자본잠식 이슈에서 벗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의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선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필수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0.2% 감소한 6조1940억원,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607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여객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은 화물수요 감소와 화물운임 하락이 실적 둔화의 영향으로 지목된다.